CEO 칼럼

발행년도 2006년 7월
제목 공무원(公務員), 공직(公職) RUSH



얼마전 “삼성ㆍLG 직원들도 公企業으로 튄다”라는 흥미로운 인터넷 톱뉴스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수십ㆍ수백대 일의 입사경쟁률을 뚫고 어렵사리 취업한 대기업의 일부 젊은 사원들이 “일류직장”을 포기하고 公企業이나 公職으로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들은 대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여야하는 치열한 경쟁 Stress를 피하고 업무부담이 적고 정시퇴근할 수 있는 직장,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삼팔선」「사오정」의 위기에서 벗어나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公職”으로 자리를 옮겨간다는 것입니다.


공무원으로 전직은 통계를 구할 수 없지만, 대표적인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올 상반기 신입사원 140명 가운데 삼성등 대기업 출신들이 38명이나 되고, 토지공사(2003년 이후) 849명중 103명이, (2004년이후) 주택공사는 300명이 대기업 출신이라니, 요즈음 젊은이들의 「직장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인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2400명, LG전자 1500명 정도가 매년 사직서를 내고 있어, 그간 중소기업의 우수인력을 싹쓸이 한다고 눈총받았던 대기업들이 오히려 인재유출 방지에 부심하고 있다는 것은 또다른 현상인 것입니다.

아들이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친구로부터 식사대접 받은 것이 엊그제 일이고, “재벌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옛날의 고시합격과 맞먹는 일이다.”라면서 가족ㆍ친지의 축하를 받는 것이 요즈음의 일반관례라는 신문기사들도 최근의 일이었는데....

요즈음의 취업 준비생은 대부분 공무원 시험이고 학교도서관, 고시원, 학원 모두 이들로 넘쳐나고 있으니 잘나가는 대기업 출신 사원들도 동참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입니다.

     

요즈음 시골 초등학교 동창회에 가보면, 말빨이 가장 세고 큰소리 치면서, 노래방 마이크를 가장 많이 잡는 친구들은 역시 공무원들이고 학교선생님들입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백수로 놀고 있는 친구, 사업에 실패하거나 40~50대 은퇴(또는 구조조정)하여 시골로 낙향하여 사는 친구들에 비하면 현직에 있으면서 대부분 높은자리에 올라있고 몇년후 은퇴하더라도 넉넉한 「공무원연금」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깨힘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모들이 자녀들의 직업선택에 너도 나도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고 빚을 얻어서라도 뒷바라지할테니 재수ㆍ삼수의 과정을 거쳐서라도 공무원 시험에 Pass하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얼마전, 「경찰대」입시에서 낙방한 수험생이 「서울대의대」에 합격하였다하여 시중의 화제가 된적이 있습니다.

대학서열파괴와 경찰쪽으로도 우수인력이 가고 있다는 긍정적 요소도 있긴 하지만, 그이면에는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公試族(공시족)”열풍이라는 병적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능하고 똑똑한 젊은이들이 공복(公僕)이 되겠다는데 마다할일이 있겠는가마는 삼팔선ㆍ사오정 시대에 공무원(교직과 공기업직원 포함)만한 “철밥통”이 없다는 사회적 인식의 산물이라는 관점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느 친구가 들려준 고향사람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행운아」氏 와 「따라지」氏는 한동네에서 비슷하게 성장하여 같은 고등학교를 함께 마쳤습니다. 학업성적이 우수하였던 「따라지」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남부러워하던 대기업에 입사하였고, 「행운아」씨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학교성적이 되지 않아 진학을 포기하고 공직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30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마에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많아졌고 자녀들을 결혼시켜 손자ㆍ손녀를 보게된 것까지 거의 비슷한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행운아」씨는 공직을 정년퇴직한 뒤 자치단체 산하 개발공사에 감사로 취임해 임기 3년까지 보장받은 상태였고, 「따라지」씨는 몇년전 50을 갓넘어 직장을 그만두고(구조조정?) 손자 유모차를 끌고 동네를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노후보장도 전자의 경우 정기적인 공무원 년금과 산하개발공사로부터 푸짐한 급여를 받고 있어 풍족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고, 후자의 경우 퇴직금으로 받은 1억원은 자식들 혼사에 다써버리고 50여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아 궁색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친구는 “속된말로 인생은 고스톱이고, 고스톱은 길게치면 한두번의 행운은 따르게 되어 있는데 후자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실력이나 학력에 상관없이 한번 선택한 것이 반등이나 패자부활전의 기회도 갖지 못한채 동아대학생(동네아줌마들과 어울리는 신세) 처지로, 꼬여든 삶을 살게 되었다”라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공무원들의 급여는 매년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고, 각종수당과 기타 복리후생 성격의 비용을 모두 합치면 결코 민간기업에 뒤지지 않고, 후진을 위하여 중도 퇴직하여 산하ㆍ유관기관으로 옮겨갈 때 받는 명예퇴직금 역시 재직시의 50%로 잔여기간을 계산하여 받는 금액이 억대를 넘어 사기업체의 퇴직금(20~30년 경우)을 능가하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공직의 매력은 별하자 없으면 60세 정년까지 일할 수 있고, 퇴직후에도 산하기관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모작인생」을 살 수 있는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러하니, 영리한 젊은 세대들이 수익성과 안정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최고의 선택」인 公職으로 몰려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환율, 고유가의 경제위기때 私기업들은 사활을 건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공기업과 공무원은 고용직등 하위직만 잠시 줄이는 척 하다가 청년실업등의 이유를 내세워 계속 중원하여 「60만공무원시대」를 맞게 되는 「큰정부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ㆍ영국ㆍ독일ㆍ일본ㆍ싱가포르등 세계각국은 지금 정부기구 축소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유독 한국이라는 나라의 「참여정부」만이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고 있고 “큰정부이면 어떠냐? 일만 잘하면 되지 왜 꼭 작은 정부여야 하느냐?”

어처구니없는 말들을 집권층사람들은 쏟아내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公共부문의 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외치던 “공기업 민영화”는 참여정부에서는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고, 각종 “위원회”, 금융 “허브”, 숱한 “로드맵”, 양극화해소를 위한, 노사간 대타협을 위한 네들란드식, 대학 혁신을 위한 프랑스 대학“모델”등 탁상공론의 보고서만 쏟아지고 있으니, 공무원 숫자가 부족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오늘 9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의 행정개혁은, 공무원 5%삭감, 공무원 급여 삭감, 공무원 년금 개혁, 정부자산매각을 통한 국가부채정리, 공공기관 민영화등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으니 이웃나라로부터 배워야 될 것 같습니다.

     

이따금 직원들중에 사표를 내는 사람들을 면접해보면, 공무원이나 교직으로 자리를 옮겨 정시퇴근과 업무에 대한 stress를 피했으면 하는 심정들을 토로하곤 합니다.

LCC같은 작은 기업이 이렇다면,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사정이 어떠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60세까지 안정된 직업을 갖겠다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고 최고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야하는 젊은이들이 “애늙은이”가 되고 “철밥통”같은 자리만 생각한다면, Gloval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고 나라의 미래를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국가발전의 기여도에서는 「公」과「私」어느쪽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없지만, 공무원과 공기업의 편중된 솔림현상과 한쪽만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을것입니다.

     

어느 경제전문가는 한국경제가 회복하여 정상적인 System으로 돌아가려면, 기업가정신을 가진 인물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사회 분위기, 평등주의 덫에 빠져있는 교육시스템의 개혁 그리고 정부기구의 축소와 공무원수의 감소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옛날 영국 함정이 줄고 해외식민지가 거의 사라져도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수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한국의 농민수는 줄어도 농림부가 비대화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공무원이 늘면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월급과 연금만 축내는 것이 아니고, 없는 일을 만들어 긁어부스럼을 만들면서 규제철폐가 아닌 확대로써 경제회복의 뒷덜미를 잡게된다는 것입니다. 어느 신입사원이 공직 아르바이트를 2년했다고 하여 질문해보니 “공무원수는 50%, 적어도 30%는 없어도 되겠다”라는 대답이었고, 지방 관공서에 가보면 상당수의 공무원들이 할일없이 이리저리 배회하는 모습들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KBS의 현장추적은 「공무원들의 낯뜨거운 고질병」이라는 내용을 고발하고 있었습니다. 퇴근후 술자리등 개인일을 보고서는 밤늦게 들어와 허위퇴근시간을 기록하고 시간외 수당을 받아 챙기고있었고, 심지어 부인까지 동원하여 퇴근시간을 입력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감사원이 밝혀낸 공무원들의 허위시간외 수당 지급액이 952억원에 이른다고 하니 전체규모는 얼마나 될 것이고, 지구위 어느나라에서 이런일이 있을수 있나하고 “허허” 웃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든 “작은 정부와 큰 정부”의 논란보다는 불필요한 규제강화등 해서는 안될일 그리고 강남주민들과의 「아파트전쟁」등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강행하고 있고, 반드시 해야할 일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바로 「5.31지방선거」의 민심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국민은 계몽의 대상이고, 민간은 개혁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사실은 공무원이 계몽의 대상이고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분이 개혁대상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철밥통」으로 대표되는 공무원과 방만함의 상징인 「공공부분」의 개혁없이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 수 없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어떤 민간기업보다 높은 상황에서 기업이 중심이 되어 경제가 도약하는 나라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만이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실질적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