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06년 5월
제목 중소기업, 울고싶어라!


“올해도 여전히 살아남아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안철수 연구소 창립자인 안철수씨가 창립11주년 기념식 때 사원들에게 전한 message는 우리 중소기업인들에게는 너무나 뼈에 스며드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2005년에도 매출 27%, 순이익 20% 증가라는 놀라운 수치와 함께 2년 연속 1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안철수랩」회사가 괄목할만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것이긴 하지만, 중소기업의 환경과 여건이 그만치 예측불허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신문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가운데 10년간 생존할 확률은 25%에 불과하고, 500인 이상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은 1만개중 1개사(0.01%)에 그치고 있다. 이는 중국업체와 중국산과의 경쟁에 밀려 퇴출되는 사례가 느는 반면 자본집약도, 노동생산성에서 대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기사는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또다른 잡지에는 중소제조업의 생존율을 1~3%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간에 중소기업의 성공ㆍ생존율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과 비교될 수 있고, 마치 SURVIVAL GAME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창업 9년째인 LCC도 10년, 15년후에는 문을 닫아야된다는 결론을 신문통계는 보여주고 있으니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과연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장으로 가꾸어나간다면, 건전하고 올바른 기업문화를 만들고 인재를 길러간다면, 정도ㆍ투명경영 속에서 원칙중심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면 생존확률이내에 포함될 수 있을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습니다.


H자동차의 검찰수사는 연일 TV와 신문의 Top뉴스로 등장하고 있지만, 사장실 벽면에 숨겨진 비밀 금고를 찾아내고 이미 파악된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앞으로 쏟아지는 50~60억원의 비자금은 마치 첩보영화를 보고 있다는 착각마저 듭니다.
압수수색때 챙겨간 중요회계서류는 회사관계자들도 “뒤로 넘어갈 뻔했다”라는 표현처럼 쪽집게 수사로 누가 Deep Throat(익명의 제보자)였는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내부 제보자는 회사를 떠난 고위임원으로 좁혀지고 있고, 환율하락에 따른 부담을 협력업체의 단가인하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관련한 고위급임원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자동차업계 특히 H사의 단가인하는 매년 되풀이되는 연례행사이며, 노사분규로 인한 임금상승분을 고스란히 하청업체에 떠넘겨왔다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이며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금년에는 환율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부분을 또다시 협력사에 5~15%의 납품단가인하를 시도하고 있고, 이를 제안하고 추진하는 임원이 Top으로 부터 중용되고 신뢰받고 있다니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입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대신 엉뚱한 복지비용의 확대로 기업파산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계, 50년간 무분규를 기록하고 지난해 사상최대의 흑자 속에서도 임금동결을 선언하고 있는 Toyoda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것 같습니다. Toyoda의 힘이 협력회사에서 비롯되고 있는 반면, 납품단가를 계속적으로 낮추어 협력회사의 목을 죄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대기업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H사의 경우, 누가 세계 자동차 업계의 승자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노조없는 S Group의 경우에도, “우리와의 거래에서는 돈남길 생각은 하지말고, 여기에서 쌓은 신용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와의 거래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라”는 것이 공공연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S전자의 화려한 「성과급 잔치」뒤에는 납품업체의 희생과 눈물이 배여있고, 그들이 외치는 「상생경영」은 언론 Play의 단면인 것을 숨길 수 없습니다.


한국유통업체의 위세도 대표기업인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포스코 못지않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세계 주가는 50만원을 오르내리고, 롯데쇼핑은 높은 공모가격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될 정도라 월마트나 까르푸같은 글로벌기업도 이땅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통산업에서 대형화와 현대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이고 대형할인점의 가격파괴가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역할이 있긴 하지만, 중소업체와 “함께 사는 경영” 측면에서는 개선되어야할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조업체의 판촉사원을 지원받아 “손안대고 코푸는”영업을 하고 수수료 매장이라는 명칭으로 매출액의 30~40%이상을 거두어가고 있으니, 차라리 「부동산 임대업」으로 분류되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도권을 이미 점령한 그들은 지방 중소도시로 몰려가고 있어, 지방중소유통업체들은 이미 고사상태에 빠지고 있어 서민경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150만명에 이르는 중소유통종사자(4인가족으로 600만명)들에 대책은 전무하고, 대기업(대형유통업체) 횡포에 쓰러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기업의 단가인하는 내수부진ㆍ매출감소와 함께 중소기업의 목을 조이는 가장 냉혹한 조치이며 주주들에게 배당도 할 수 없고 급여인상불가, 복리후생의 축소등으로 노사마찰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3년전 LCC 역시 대기업으로 부터의 단가인하를 강압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기억이 생생합니다. 「공장의 매출 원가 down을 통한 수익성 확보」의 칼날을 뒤로 숨긴채, 「납품 단가의 적정화」라는 미명하에 3~4개월에 걸친 세무조사와도 비길 수 없는,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각종 자료요구와 함께 회사내부를 샅샅이 뒤져보는 「기업분석(?)」을 강행하였습니다.

회계사까지 동원하여 원부자재 단가, 각종비용 Check, 노무비분석, 경영자의 편법여부까지 조사하고, 중소기업에서는 하기 어려운 고객별 원가분석까지하여 임가공비의 과다여부를 체크하였습니다.

가격인하에 대한 별다른 기대치가 나타나지 않자, 동일 제품의 「타사견적」을 제시하여 단가인하를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듣지 않으면, 거래선을 바꾸겠다”는 어름장에 “내리라면 내려야죠, 별수있나요”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0~40% 단가인하를 통보하면서, 해당제품의 물량을 늘려주겠다는 구두약속은 지켜지기는커녕 매년 20%이상의 매출감소가 일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중소기업의 위기설이 흉흉하게 나돌고 있습니다. 12월 결산법인들의 사업보고서가 발표되면,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중소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대적인 자금회수가 뒤따를 것이 뻔하고, 지난해부터 축소하기 시작한 「보증기금(정부)」의 보증액한도 감소는 자금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수부진과 원하강세, 인건비 상승등은 원청업체의 납품가격인하와 함께 중소기업들의 목을 더욱 조이고있고, 정부와 대기업들은 「상생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는 언론 play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심한 허탈감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임가공비 단가는 6~7년전 대비 50%로 줄어들었고, 종업원 임금은 2.5배나 올랐으니 어떻게 회사를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필요인원 확보는 더욱 심각합니다.

「사상 초유의 실업난」이라는 신문보도는 대기업의 경우이고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직을 못해도 중소기업에는 안간다ㆍ눈높이는 2만 달러”라는 신문 타이틀은 우리사회 「실업과 취업난」의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고, 또다른 「양극화」모습인 것입니다.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는 우리 중소제조업들은 도저히 활로가 보이지 않고, 도대체 성공은 커녕 살아남을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해 작은 실마리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벼랑끝에 선 중소기업이 지금의 위기를 탈출할 비상구는 어디에 있는지요?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