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06년 4월
제목 부부로 함께 산다는 것



인간의 필요에 의하여 만든 제도로는 학교, 회사, 교회, 국가등 수없이 많지만, 「가족과 가정」만큼 우리에게 따뜻함, 편안함과 행복을 주는 집단은 없을 것입니다. 서로 모르던 남녀가 만나 애정과 생활의 공동체를 이루고, 자식을 낳아 대를 잇게 하고, 가정교육을 통해 자녀를 사회구성원으로 길러내는 가정이야말로 인류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본단위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家和萬事成」, 「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처럼, 부모자식이 서로 돈독하고, 형제지간에 서로 화목하고, 부부사이에 화평하는 단란한 가정을 갖지 못한다면, 개인적ㆍ사회적ㆍ국가적으로 어떠한 일도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선택 중 배우자와의 만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직업의 선택은 잘못되었을 때 다시 할 수 있고, 가치관과 인생관의 선택은 살면서ㆍ배우면서 고쳐나갈 수 있지만, 잘못된 배필이라 하여 다시 바꾼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가정을 꾸미므로써 자녀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평생의 상처를 주게되고, 자식과 부모의 단절, 그리고 다시 맞은 배우자와의 갈등등 결코 「행복한 이혼-재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다로 갈 때는 한번, 전쟁터로 갈 때는 두번, 결혼식장으로 갈 때는 세번 기도하라”는 서양 격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부모ㆍ환경에서 태어나, 성격ㆍ기질ㆍ습관ㆍ가치관이 유별한데, 두남녀가 서로 만나 믿고ㆍ사랑하고ㆍ돕고ㆍ존중하면서 「운명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옛날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해도, 부부생활은 부창부수(夫唱婦隨)로 남편이 주장하면 아내는 마음에 안들어도 그대로 따르고 순종하는 것이 가정ㆍ부부 화합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인격, 인권이 존중되고 남녀평등의 차원을 넘어 여자존중의 시대가 오고, 반대의 개념인 婦唱夫隨 이고 家婦長(?)제도가 일반화된 요즈음, 부부간의 마찰ㆍ갈등 그리고 이혼율의 증가는 가정의 평화를 깨트리고 결손자녀들의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결혼생활을 유지하여야겠다는 의지와 이를위한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입니다. 속된 표현으로 “산좋고 물좋은 곳이 어디 있느냐?”라는 말과 같이 모든 것을 두루 갖춘 배필을 만날 수는 없는 것이고, “불멸의 사랑, 낭만적인 사랑”이라는 환상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맛있는 고기반찬도 세끼를 먹으면 질리는데 반백년을 동행하고 동고동락(同苦同樂) 하는데 어찌 미움ㆍ갈등ㆍ마찰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남녀사랑의 불안정성이라는 본질적 의미를 보완해주고 낭만성과 실용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는 「법적 결혼」의 의미를 깊게 헤아리는 지혜를 가져야할 것입니다.

프랑스 작가「발자크」는 인간은 달나라에도 가고 심장이식도 하고 사람을 대신한 로봇트도 만드는 과학지식은 발달했지만, “인간의 지식 가운데 결혼에 관한 지식이 가장 뒤떨어져 있다”라는 말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부부중에는, 천생배필의 인연으로 항상 Better Half(나보다 더좋은 반쪽)로 생각하고 평생 해로하는 부부도 있고, 이혼하거나 함께 살아도 원수지간같은 사람도 있고, 겉으로 좋은 부부인 것 같지만 속으로 애정없이 건성으로 사는 부부도 있는 것 같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첫번째는 5~10%정도이고 나머지는 둘째,셋째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많은 애정은 없어도 자식때문, 별다른 대안이 없어 그저 덤덤하게 사는 것이 많은 것같습니다.

얼마전 재미있는 TV Program을 본적이 있습니다. 마찰만 야기하는 남편 그리고 항상 제멋대로인 자녀들에 대하여 불만투성인 아내들을 선발하여, 다른집의 아내, 어머니 역할을 1개월씩하게 하였습니다.(물론 잠은 자기집에서 자고, 나머지 시간만 다른집으로 가게 하였습니다) 그결과 대부분의 주부들이 일주일도 채되지 못하여, 내남편ㆍ내자식들이 상대적으로 낫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기집으로 돌아가는 내용들이었습니다.

知天命의 50대를 훨씬 넘겨 60을 바라보고, 30년 가까운 결혼생활을 가져온 우리들 세대로써는 “윤리적 도덕적인 문제만 피할 길이 있다면, 얼마간 부부가 서로 바꾸어 살아보자”는 주장도 상당히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들리고 있습니다.

평생을 한남편, 한아내와 살고 죽는 우리들로써는 「자신의 배우자」가 얼마나 많은 장점과 좋은점을 가지고 있는지 발견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항상 “잘못된 결혼이다” “다른 배우자를 만났더라면 더 행복할 수 있을텐데..” “내남편(아내)는 왜 저렇게 결점투성이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면(또는 결별한다면) 그것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부부는 3주 서로 연구하고, 3개월 사랑하고, 3년 싸우고, 30년 참고 견듸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어느통계에 따르면, 아무리 이상적인 연인이라 하더라도 사랑의 지속기간이 3년을 넘길 수 없다고 합니다.

“가정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장소가 아니고, 인내의 장소다”라는 이야기처럼 부부끼리는 자신을 먼저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인내의 노력이 앞서야 되지 않을까요?

     

영어의 “Like husband, like wife"처럼 부부는 닮는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님ㆍ어머님 그리고 장인ㆍ장모님 , 그분들의 살아 생전 모습을 떠올리면서 당신들께서 너무나 많은 부분, 습관들이 서로 닮아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요즈음의 모임은 대개 부부모임이라 친구. 회사관계의 부부들을 만나도 그들의 행동, 말투, 얼굴표정이 상당부분 닮아있다는 사실에 왜 그럴까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진이, 부부 160쌍의 사진을 섞어 놓고 사람들에게 닮은 남녀를 고르라고 했더니, 부부가 많았다고 합니다.

표정은 얼마나 자주 웃느냐 찡그리느냐에 따라 특정 얼굴 근육과 주름이 당기고 펴지면서 결정되므로, 오래 살수록 감정표현이 비슷해지면서 인상이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부부는 병도 닮는다”를, 연세대 김현창교수가 부부 3141쌍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한집에서 먹고 자고, 잠자리도 같이하는 부부는 식성, 운동습관도 비슷하고 흡연ㆍ음주등의 나쁜 습관도 닮아있어 병도 같이 걸리게 되어 있고, 나아가 생각ㆍ성격ㆍ가치관까지 오누이처럼 닮게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부가 서로를 닮으려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서로에게 바치는 배려이자 깊은 사랑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30년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된 삶을 산다는 것이 정말 어렵고,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지키는 것이 그어느것보다도 쉽지 않다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성공에 따라 갖게되는 돈과 명예는 오히려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는데 방해가 될 수있고, 넓은 집과 화려한 가구들은 가족 구성원들간에 마음의 벽을 더높게 쌓아가고 있다는 느낌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세계적 기업들의 star CEO들이 서둘러 은퇴하여 그동안 소홀했던 남편, 아버지 역할로 되돌아가는 사례들이 신문지상에 자주 소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아내에게 “이왕이면 같은날 죽었으면 좋겠고, 무덤에도 합장되어 함께 묻히고 싶다”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를 던지곤 했지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됩니다. 백년전(정확히 1912년) 영국의 호화여객선「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뉴욕 유명 백화점 소유주 「이사돌 스트라우스」의 부인은, 여자와 아이들부터 구명정에 올라타기 시작할 때 “40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 이렇게 헤어질 수 없다”면서 남편과 같이 배에 남아 죽음의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소원을 묻는 神에게 “부부가 한날 함께 죽게 해달라”고 한 신화속 「펠레몬부부」같은 이야기는, 이제 우리주위에서 영원히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지만, 식사를 함께한 어느 친구의 독백은 깊은 여운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암수술ㆍ재수술ㆍ장기이식까지 한 그는, “나는 살아있는 天使와 함께 살고 있지. 그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존재할 수도 없었어. 얼마나 더 살게될지는 몰라도 아내가 함께 있는 한 하루 하루가 행복할 뿐이지....”라면서 환한 웃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