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02년 12월
제목 표준화


흔히 대기업은 System에 의해 경영되고, 중소기업은 사람에 의하여 운영된다는 표현들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업무의 틀이나 체계가 확고하고 책임과 권한이 명확한 반면, 후자의 경우 업무의 처리 방법이 불분명하고 수직․수평적 업무 분장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국가나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들을 회사의 규정 곳곳에 심어 왔을 것이고, 조직의 형태 역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TOP의 경영의지와 사업분야에 적합한 조직 체계로 변형되어 왔고, 자신들의 몸에 맞는 기업 문화들이 뿌리내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편 열악한 기업 환경에서, 자금 조달․우수인력의 확보․수익성 개선 등 장기적 관점의 기업경영보다는 오늘 내일 벌어지는 긴급한 문제들에 얽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경영의 System을 갖춘다는 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적자원, 물류분야, 재무․회계 분야 그리고 정보 System은 물론이고 주력제품의 외부 Outsourcing은 글로벌 경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분업화」추세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의 「System 경영」을 전진적 자세로 수용하지 않으면 아니될 것입니다. 


우리 LCC는 가동 8개월만에 ERP 도입에 착수하였고, 회계․수출입․인사 노무의 전산화도 한발 앞서 진행되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짧은 기간동안 업무의 단순화․표준화 과정을 건너뛴 전산화는 상당한 시행 착오를 겪어 왔고 지금도 업무의 수평적․수직적 분장 불명확으로 담당과 담당, 부서와 부서의 업무 접점에서는 충돌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창업 초기라는 현실적 어려움에, 업무 Flow의 정착이 미흡하고 사람의 이동이 잦은 중소기업의 입장으로서는 인원이 바뀔 때마다 업무 혼란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신입사원이 입사했을 때도 업무 따로, 표준 따로의 사고 방식으로는 OJT가 불가능하여 이것저것 지시에 의한 업무 진행은 당사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업무의 만족도는 커녕 도망칠 궁리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업무의 표준화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이 제자리 걸음만 할 수밖에 없고, 업무의 개선․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말할 것도 없고 몇년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평범한 중소기업의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표준의 사전적 의미는 "관계되는 사람들의 이익이나 편리를 공정히 도모할 수 있도록, 사물․성능․배치․상태․동작․순서․방법․절차․책임․의무․권한․개념 등을 통일 내지 규격화하여 설정한 것이다"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원부자재․제품․기계․공구 등의 유형물에 대한 「기술 표준」인 규격(規格)과 순서․방법․절차․책임․권한 등과 같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관리표준」인 규정과 제조업체에서 활용되고 있는 「작업표준」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기업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개의 활동이 전체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조직의 힘이 유실됨이 없이 총력을 발휘할 수 있게 결집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기업의 부문별 활동들에 대하여 표준을 정하고 통일된 표준을 활용하도록 하는 「사내 표준화」 작업이 추진되어야할 것입니다.

사내 표준이 없는, 미비된 기업 내에서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업무의 책임과 권한이 불명확하고 정보 전달이나 의사 소통이 부정확한 상태에서는 조직 전체의 총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사내 표준화」가 정착되지 못한 회사에서는 업무의 능률이 향상되지 않고, 부서간의 마찰과 갈등이 심화되고, 열심히 일하고 검사를 하는데 불량과 소비자 불만이 가중되고, 품질 보증과 납기에 자신감을 잃게 되고, 사람이 바뀔 때마다 생산성이 떨어지고, 교육훈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점들이 발생되는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LCC도 99년 6개월간 표준화 Consulting의 외부 용역을 통하여 겉모양새는 갖추었으나, 대부분의 표준들이 업무 진행상에 거의 쓸모 없는 형식적이고 껍데기의 내용 밖에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표준화 실적을 위하여 긴급 작성된 업무 표준, 여러 부서․다수의 공감을 받지 않고 한 두사람이 임의로 만들은 표준, 현실감이 괴리된 Table-Working의 산물인 표준 문서들은 거의 휴지조각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Zero Base에서 출발하여 개인별․부서별 업무․규격․작업 표준들을 재정비하여 System에 의한 기업경영이 될 수 있는 2003년을 맞이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이 합심하여 제정되는 사내표준들은

첫째, 회사 사명서의 10개 조항이 철저히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외부 고객만족, 불법․탈법이 없는 투명․정도 경영의 실현, 협력사와의 Win-Win 추구 선진 경영기법의 정착,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장 환경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이 제시되어야 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제 수준의 품질 유지가 가능한 규격․업무․작업 표준이 만들어져야 「백년기업」이라는 우리들의 Vision이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책임과 권한이 명확히 설정되고, 하부조직으로의 Empowerment가 가능한 「표준」이 되어야 합니다. 조직이 유기적으로 원활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부서와 사원들의 Mission, 책임 및 권한이 명확하여야 업무상의 혼란․마찰 오류가 발생되지 않을 것이고 생산현장 역시 품질 불량․생산성 저하의 폐해들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품질 불량의 경우 작업 표준대로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Operator와 생산부서장이 책임을 져야하고, 원부 자재․공정․제품검사가 규정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면 QA부서가, 만성적인 부자재 불량의 경우 구매 부서가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수 있는 각종 표준들이 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기술과 Knowhow의 축적이 이루어지는 표준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사내 표준들은 경영 활동의 경험에서 얻은 기술들이 응용되어야 하고, 오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얻어진 자료나 정보들은 담당자 개인의 것이 아닌, 기업의 자산으로 보존․분류되어야 합니다. 원칙 중심의, 100년 이상 호평을 받아왔던 Nivea의 품질관리․생산기술들이 우리들의 표준 제정에 녹아져 있어야 하고 그들로부터 배우고 있는 합리적․과학적 경영기법도 우리들의 업무 표준에 응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넷째, 사무부문, 제조작업, 검사 업무에서도 일의 능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절차․순서 등이 기술되어야 하고 재고를 최소화하면서도 Shortage가 없고, 조달 업무가 신속하여 협력사와의 선린 관계가 유지될 수 있고, 고객사의 Needs를 신속히 처리하여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업무처리 방법들이 기술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일상적인 업무는 Top이나 일반사원의 처리방법이 동일하여 경영자는 주요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 개인의 기능과 기술이 문서화된 표준으로 정립되어, 숙련공이나 선임자가 자리를 옮겨도 후임자는 표준을 통해 기술․기능을 쉽게 터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입사원이나 새로운 업무에 처음 접하는 사원들의 교육 훈련에 사내표준을 활용할 수 있고, 수입 원부자재의 구매 업무나 영업 관리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술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사내 표준들의 역할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이 변화․개선되는 업무나 전산화 속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정․보완되어야 성과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실행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규정되어 조직 구성원들에게 준수될 수 있어야 하고, 이해 관계자들의 합의 과정을 거쳐 공평성을 잃지 않아 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밤늦게 일하면서도, 육체적․시간적인 어려움은 겪고 있으나, 정신적으로는 맑아지고 가슴속에서 솟아오르는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표준들의 제정이 무엇보다 앞서 마련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직 구성원들에게 형성되어 가고 있고,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에서 "체계(System)내에서 자유와 책임의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규율의 문화"를 강조하고 있고, 이를 전제적이고 강압적인 규율강요와 혼돈하지 말라는 주문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십개의 복잡한 스위치와 정밀 계측기로 둘러싸인 조종석 내에서 이착륙을 통한 탑승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Pilot의 자유와 책임이 규율의 문화이듯이, System과 표준에 의하여 경영되는 것만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길일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