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02년 11월
제목 과다 재고는 미련함의 상징이다


NIVEA BUSINESS를 시작할 것이냐, 말 것이에 대하여 가장 망설이게 했던 부분은 Seasonality(계절성)이었으며, 우산․빙과류․모피류와 유사하게 특정 계절에만 생산 공급해야 하고 이로 인한 인력 수요의 Unbalance가 가장 큰 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LG의 높은 분을 찾아가서 "살려 주십시오. 내 보냈으면 사업이 망하지는 않게 해야되지 않겠습니까?"라는 엄포 효과(사실은 아니며, 그분의 아랫사람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로 업소용 화장품을 수주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도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은혜를 입었지만, 이의 배려가 가장 큰 도움이었다고 생각하며 평생의 은인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업소용 제품이라면 사우나, 숙박업소, 중급의 Hotel 등에 사용되는 화장품으로 여러업소에 둘러보면 우리 제품은 거의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기고 이를 취급하는 영업부서와 대리점을 방문하여 사유를 묻게 되었습니다.

"항상 결품이니 판매할 수가 있어야지요?"

"아니, 품질과 가격이 맞다면 왜 결품이 발생하지요?"

"주문을 넣으면 재고가 없고 월말이 되어서야 공급되니 마음놓고 주문을 받을 수가 있어야지요"

이리 저리 쫓아다니며 왜 결품이 생기고 있는지 원인 조사를 하니 대답은 간단하였습니다.

그 당시 OEM을 맡고 있던 K사는 모든 제품들이 당월 생산․당월 판매의 형태에서, 수익성이 낮은 업소용 화장품은 15~20일경이 되어야 생산 공급할 수 있었고, 결국은 만성 결품, 판매 의욕이 사라지게 되었고, 겨우 겨우 있는 제품이나 월말에 팔게 되었던 것입니다. 월초 공급 부족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과 함께 당사에서는 전월 비축 생산으로 월초 동시 공급 체제를 갖추었고, 월초 출하 후에 추가 주문이 쇄도하여 결국 1차 2차 추가 생산케 되었으며, 4~5개월만에 그 수량은 2~3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수량 증가에 따라 임가공비를 2회에 걸쳐 20% 가량 인하하게 되어 모기업과 LCC 양자 공히 Win-Win이 가능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공 사례에서 나 자신의 착각 시작되었습니다. 다음달에 판매될 것으로 예측되면 재고생산․비축생산으로 준비하게 되고 급기야 제품창고와 보관 설비의 확대로 제품 재고는 월매출액의 50~70% 이르게 되어 금융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장기․유휴 재고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되었습니다.

생산성 증대라는 이유로 주문이 적더라도 일일배수량을 생산하여 제품재고의 증가는 물론이고, 재고 생산․계획 생산에 묶이다 보니 납기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 생산 공급의 유연성 상실로 고객의 불만을 야기시키는 Double Fault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수주이상의 재고생산은 원부자재의 과다발주로 이어져 월말재고가 항상 100% 이상의 과다재고로 남게 되고, 사원들의 업무 경감이라는 이유로 One Shot 발주를 남발케 되어 자재 재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습니다.

원부자재의 과다 재고로 인한 금융비용의 증가는 말할 것도 없고 장기․유휴재고의 문제점을 인식치 못하는 "우(愚)"를 저지르게 되고 과다재고로 인한 원자재창고의 5S가 불가능함에 따라 원료의 선입 선출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품질관리에 문제점을 야기시켰으며, 제품의 납기 미준수 Lot의 불일치․납기 지연 등의 고객불만도 가중케 되었습니다.

재고 자산 회전율(매출액/재고자산금액×100)이 70~80%에 이르는 커다란 문제점도 크게 인식치 못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천주교에서는 "내 탓이로소이다"  운동을 벌였고, 지금도 미사도중에는 자기 반성의 기회로 "내 탓이요 내 탓이요"를 반복하면서 한 주간에 저지른 잘못들을 반성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용서를 빌고, 기도를 올리게 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저지른 크고 작은 과오에 대하여 많은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오너 사장이니까 근본적으로 회사를 위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공장관리 경험이 풍부하니 내 판단이 최상일 것이다라는 자만심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나 자신이 저지른 가장 큰 과오는 바로 과다재고를 유발케 했고, 조직 구성원들이 "과다 재고는 미련함의 상징이다"라는 것을 인식치 못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적정재고가 유지 되기 위해서는

첫째, 제품 생산량을 주문 Volume과 일치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고객사 역시 제품재고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비축 생산의 의미도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200~300 Pallet의 제품을 One-Shot으로 생산하여 Rack에 보관하고 있으니 제품의 선입선출, 5S, 재고관리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일 단위의 생산 size로 확대 역시 지양하여야 하고, LG․NSL로부터의 최소 발주량을 확보하여 제품재고의 증가를 억제시켜야 하겠습니다. 반제품 역시 Batch size를 축소하여 Zero에 가까운 재고로 대폭 줄여나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국내 부자재는 소요 정량만 발주하고, 국내 원자재는 포장단위를 감안한 최소한의 α만 포함시키도록 하여야 되겠습니다. 지금도 창고 20~30 Rack에 잠자고 있는 옵시디앙 부자재 재고는 미련함․바보스러움의 상징이며 재고 관리가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바뀌어버린 수천만원의 L/C 재고는 누군가가 책임져야 하며, 일년이상 창고에 묶여있는 SUN 용기는 왜 이런 일이 발생되었는지 반드시 추궁되어야 할 사항들인 것입니다. Tank 재고는 가득 채워야 직성이 풀리고 포대 원재료 역시 100%의 여유분(?)을 둬야 안심되는 듯한 담당자들의 무신경은 누구로부터 배운 관리방법인지 묻고 싶습니다. 99년부터 도입된 ERP가 아직도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고, 불편하고 어려운 부분의 System개선, 자재 관리의 심층 분석이 가능하도록 추가 개발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수입 원부자재의 발주 역시 매월 발주되어 일개월 이상의 재고가 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3~4개월의 재고는 보통이고, 6~8개월의 재고를 창고에 쌓아놓고 마치 쌀가마를 쌓아 놓고 뿌듯한 마음을 갖는 어리석음에 쓴웃음이 날 뿐입니다. 수개월분의 발주와 부족한 원료의 비행기 운송, 그리고 창고는 넘쳐나는데 일부 원부자재의 Shortage는 기이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연간 20억원에 이르는 수입 원부자재의 발주․운송․통관의 System보완․담당자의 업무 전문화로 Shortage 없는 최소 재고를 유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항공운송에 따른 물류비의 증가도 막아야겠고 해상(항공)운송 비용 절감을 위한 통관사의 정기적 방문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넷째, 원부자재의 장기재고, 유휴재고는 발생시 마다 처분계획을 수립하고 즉실천으로 처리하여야 합니다.

위탁생산하는 OEM회사는 고객사의 단종, 처방변경, 개발중단에 따르는 유휴 재고는 고객사가 처분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마치 LCC가 처분해야 되는 것으로 착각하여 차곡 차곡 쌓아두고 생각나는 대로 원료상에게 겨우 겨우 처분하는 모습들은 어이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불용자재가 발생치 않거나 최소화될 수 있는 처방 변경 시점을 선택하여야 하고, 단종에 따른 불용재고는 고객사에게 즉시 통보하여 대금을 회수하려는 노력들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대책들이 철저히 실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재 요원들의 정신자세가 가다듬어져야 할 것이고, 양질의 자재가 적기공급이 될 수 있고 항상 원가절감 의식으로 무장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기적인 재고 분석․자재 수급의 문제점들을 분석하고 이들을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새로운 관리기법,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업무처리를 위한 자기개발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구매부서는 정기적인 Seminar, 연구 발표를 통해 직무 지식 함양, 주인․개선 원가의식을 고취하는 방안들이 강구될 것입니다. 텅 비어있는 창고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