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23년 11월
제목 손자들의 성묘

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지만, 초가을 입구에 있는 이번 생일(9월2일)은 정말 뿌듯하고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두 아들 부부와 손주 4명 모두 열명의 가족이 KTX 열차를 타고 고향(밀양) 나들이에 나섰고, 양가 부모님 산소를 찾아 함께 큰 절을 올리는 특별한 행사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침 생일날이 토요일이라 “밀양으로 내려가 손주들과 성묘를 하고 주위 관광을 하는 Event를 가지면 어떻겠느냐?„ 라는 wife의 제안에, “Good idea„라고 응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두 아들의 의견을 묻고 동의를 받아 숙소 예약, KTX 기차표 예매, 렌터카를 구하고 “1박 2일의 밀양 나들이„ 일정을 마련하였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몇년간 성묘도 하지 못했던 “불효의 마음„도 깨끗이 씻어지고, 두 며느리가 함께 하고, 낯설지만 신기한 표정으로 산소에 오를 4명의 손주들을 상상하면서 잠을 설치기도 하였습니다. 믿음직한 아들들을 좋아하셨던 아버님 어머님께서, 귀여운 손자 3명 손녀 1명을 금방 알아보시고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시어 반갑게 맞아줄 것이라는 착각 속에 가벼운 흥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7남 3녀의 10남매를 두셨던 부모님께서 혹시, “왜 손주가 4명뿐이냐?„라는 꾸지람을 하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둘째 아들 식구들은 서울역에서 함께 탑승하고, 대전에 살고 있는 큰아들 가족들은 1시간 후 승차하여, KTX 기차를 처음 타보는 손주들은 마냥 즐거워하면서 “내 인생 첫 기차여행„이였던 것입니다. 서로 달리는 고속열차 속에서 비추어지는 바깥 풍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이것 저것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할아버지 ‧ 할머니의 시골 고향을 어떻게 느끼고, 사람의 주검도 모르는데 조상의 무덤을 어떻게 이해하게 될까하는 궁금증이 머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wife 역시 즐거운 표정으로 1년에 한번쯤은 모두 함께 하는 가족여행, 일본으로의 해외여행을 했으면 하는 욕심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밀양역에서 내려 사전 예약해두었던 렌터카를 타고 밀양의 유명「돼지국밥」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외가집⟶ 친가집 산소를 차례로 둘러보았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 없고, 조상 없는 후손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한번도 상면한 적 없는「증조부」「고조부」들의 무덤을 바라보면서 손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하는 궁금함이 떠올랐습니다. 작은 꽃다발과 술한잔 올리면서 큰절을 함께 하고, 비문에 적혀있는 할아버지 ‧ 할머니들의 족보를 열심히 설명했지만 그들이 얼마나 이해했을까? 무덤 주위 잔디밭에 숨어 있는「여치」「개구리」등 곤충잡기에 열중하는 손자들을 바라보면서, 금방이라도 아버지 ‧ 어머님이 무덤 밖으로 나오시어 손주들과 어울리는 모습들이 오버랩 되기도 하였습니다.



형수님 ‧ 외삼촌 친척들과 함께 생일 축하 저녁 식사를 하고, “이 골목길이 옛날 옛날 할비가 어릴 때 뛰어놀던 곳이야„ 라는 설명에 손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다음날「영남루」에 올라 기념 촬영도 하고, 어릴 때 칼싸움하면서 놀았던 대나무숲 그리고「아랑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나 스스로 옛날 생각에 잠기기도 하였습니다. 역시 손자들이 즐기기에는 무엇인가 움직이는 게 좋다는 판단으로,「얼음골 케이블카」관광으로 결정하고 승용차를 몰았습니다. 50인승 대형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내려다보이는 신기한 모습에 손자들은 함성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승강장에 내려 250m의「하늘 사랑길」의 테크 길을 걸어「녹산대」라는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영남 알프스라는 가지산 ‧ 신불산 들과 밀양 시내 방면의 얼음골 계곡을 조망하면서, 옛날 천황산 ‧ 재약산 등 젊은 시절의 등산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였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퓨리서치 센터」에서 17개 선진국 대상으로 “네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What makes your life meaningful?)„ 라는 질문을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바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17개국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만이「물질적 풍요」가 첫째로 응답했고, 나머지 국가들은 1순위가 “가족„ 그리고 건강 ‧ 직업 ‧ 친구관계 등으로 열거되었다고 합니다. 물질적 풍요와 경제적(돈) 여건이 가장 중요하다는 우리들의 응답은 다른 나라 국민들 입장에서는 기이하게 느낄 수 있지만, 그들의 행복 첫째 근건은 “가정의 평화„와 같은 “작은 의미의 행복„ “소확행„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즉, 가정에서 아이들과 책 읽고 놀아주기, 아내일 도와주기, 부모님께 안부전화 그리고 가족이 함께 하는 운동 취미 활동이 “행복„이고 “Good Life„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들 부부 그리고 손주들과 함께 기차타고 여행하고 “뿌리 찾기„와 같이 조상들의 무덤을 찾아 성묘한다는 것은, 더 이상의 기쁨 행복이 있을 수 없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들 ‧ 손주와 함께 여행하면서 결혼 후 혹시 멀어질 수 있는 “형제애„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손주들 역시 자주 왕래하면서 “사촌간의 정„을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