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23년 6월
제목 한국에서는 J-culture, 일본은 K-pop

금년 2월 한달 동안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숫자가 57만명으로 일본 전체 외국인 방문객 1위인 38%에 이르고 있어, 지난해 10월 무비자 입국이 풀린 이후 급증하고 있고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 듭니다. 년간 일본으로 가는 한국인 숫자는 750만명, 반대로 일본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수는 약 250만명으로 인구는 일본이 한국의 2.4배이지만 관광객 비율은 우리가 약 3배에 달해,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항공권 예약률이 90%를 훌쩍 넘고 있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증편을 계획하고 있고 Japan-Rush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년도 극장가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돌풍이 멈출 줄 모른다고 합니다. 영화 진흥위 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수는 2600만명인데,「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45만명,「스즈메의 문단속」이 386만명, 그리고 「귀멸의 칼날」53만명 등 세편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관객이 884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 3명중 1명이 일본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이고, 일본 영화가 한국·미국 영화들을 제치고 나란히 1,2위에 오른 것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돌풍 이유로는, 한국은 아동물에 편중되어 있는 반면 일본은 공포·로봇·괴수물 같은 장르물부터 거장들의 장편까지 아우르는 “산업적·장르적 다양성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의 치열한 승부 근성을 묘사하거나 일본 대지진 참사를 겪은 일본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등 언어와 국경을 뛰어넘는 공감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한국에서는 영화 관객 3명중 1명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관람했지만 반대로 일본에서는 오리콘 앨범차트 1~10위 판매량 31%가 K-pop이라 하니,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는 K팝을 만나 본격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BTS는 아티스트별 세일즈 부문에서 일본 국내외 아티스트를 통틀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음원 총매출액 1250억의 수익을 올렸다 하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또한 금년도 일본 넷플릭스 TV부문 인기차트도 한국 드라마가 휩쓸고 있고, 1위「더 글로리」를 비롯해 상위 10위권 이내에 6개가 한국 드라마라고 합니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24일 “한류 20년, 젊어진 봄„을 제목으로 분석기사 1면에 실어, 드라마 “겨울연가„에 빠진 중·장년 여성으로 가득찼던 코리아타운이 K팝에 빠진 중고생들로 분빈다는 것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양국 사이의 정치적 긴장감과는 달리, 일본 젊은이들은 정치와 문화를 분리해서 생각하고 관광·문화 분야에서 공감대와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내어 놓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감정을 묻는 설문조사에는 긍정적 24.5%보다 부정적 36.5%가 다소 높지만, 중립적 입장이 39%로 언제든지 긍정적 분위기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본문화(Japan Culture)로 범위를 좁히게 되면, 긍정적 73.1%이고 부정적이라고 말한 응답자는 6.5%에 불과하게 됩니다. 즉, 음식·애니메이션·영화·게임 등 일본 문화에 대한 우호적 응답률이 대단히 높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중국·북한·일본 3국 중 일본에 대한 호감이 75%로 가장 높은 것은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한 국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슬램덩크„세대로 불리는 40대는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의 콘텐츠에 관심이 높고, 50~60대는 일본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고 긍정적이라는 것이 여론조사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문화 “J컬쳐„가 한국 사회에 확산되고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로는 첫째, 비결이 그들의 꾸준함인 것 같습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식민지로 전락한 1900년대 초반 일본은 유일하게 서구권 국가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으면서 “동양 문화 대표주자„로 유럽과 미국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해외 시장 년간 수익이 12조원에 이르고, 1980년대에「닌텐도」와 소니의「플레이 스테이션」은 게임과 게임기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석권한바 있습니다. 둘째, 유행에 민감한 한국과 달리 사회 구성원이 가진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다양성이고, 특히 음악과 건축에서 잘 들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돌 음악을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 음악 시장과 달리 일본은 팝·록·뉴에이지·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 산업이 큰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고, 실용 기술과 시공 효율성에 집착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 건축설계는 개개인의 독특함과 창의성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셋째,「장인정신」이라 불리는 “모노즈쿠리„가 J컬쳐의 성장과 확산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물건을 만들 때마다 세밀한 부분까지 집중하는 모습은 일본 상품의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하였고, 그 결과「일식요리」는 프랑스요리와 함께 파인다이닝(고급식사) 문화를 양분하게 되었고, 수준 높은 서비스로 인기를 끄는 “료칸„은 일본 여행산업을 대표하는 숙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이후 52일만에 이루어진 기시다 총리의 답방으로, 양국 정상이 빈번하게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외교„가 12년만에 복원되었습니다. 양국 관계를 질식시켜온「징용피해자」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배상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열었고, 지난 1년간 신뢰를 쌓아온 양국은 1998년의「김대중-오부치 선언」이후 한일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기를 마련케 되었습니다. 한일 양국은 최근 러시아의「우크라이나 침공」,중국의「일대일로」대외 정책,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두나라는 경제위기, 인구 감소와 저출산·고령화 등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어, 한국의「반일좌파」와 일본의「혐한우파」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국력이 뒤떨어져 힘이 없어 당하기만 했던 “한일합방과 해방전„에서 당당한 OECD회원국이 된 “해방후„로 우리의 시각을 돌릴 수 있다면 일본과 한국은 좋은 이웃·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의식주가 가장 유사하고, 쌀밥·생선·된장국 등 식생활이 거의 같아 언제든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 일본이라, 년간 750만명이 일본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친구나 배우자는 선택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인 이웃나라는 선택할 수 없고, “이웃사촌„이라는 말처럼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와 좋은 관계·친구가 된다면 상호의존적 체제로 경제발전을 함께 할 수 있고, 동북아시아 안보에 협력할 수 있는 귀중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본에 대한 시각을 감정적 반일(反日)보다 용일(用日)의 관점으로 바꾸고, 우리의 실력을 길러 미래에는 극일(克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 “징용 피해자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반영되었다„라고 결론내렸지만 2012년 우리 대법원은 이를 뒤집는 판결을 내렸고,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합의„ 일본 정부와 함께 결론내렸지만, 문재인 정권은 양국간의 합의를 부정하였습니다. 두나라의 신뢰 관계는 급격히 훼손되어, 급기야는 수출 우대국가 목록인「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어 반도체등의 수출에 많은 타격을 가져오게 되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1972년「중일 국교 정상화」때 중국은 “중국은 일본에 사과도 배상도 요구하지 않는다. 한때 못나서 당한 것인데 사과나 배상을 요구한다면 중국이 못났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아닌가? 중국은 자존심을 지킨다.„라고 당당하게 대처하였습니다. 반면 우리는 1965년 일본이 한국에 제공한 유무상 8억달러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는 쌈지돈이 되었고, 포항제철·경부고속도로·소양강댐·정유공장·비료공장들이 일본의 자금과 기술로 건설되어 오늘날 OECD국가의 일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1945년 해방 직후, 일본은 그들이 36년동안 조선땅에 건설해 놓은 철도·도로·항만·전기 등 여러 분야의 사회간접자본을 고스란히 남겨둔 채 강제로 추방되었고, 아울러 조선에서 운영하던 기업과 개인재산 모두를 그대로 두고 몸만 빠져나갔는데 남겨둔 재산을 귀속재산(Vested Property)이라 합니다. 미국이 이를 빼앗아 대한민국 정부에 소유권을 넘겨주었고, 정부는 약간의 돈을 받고 불하하였는데 이들 기업들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였던 것입니다.「한일 청구권에 의한 무상공여 금액이 3억불인데 반해, 이들 귀속재산의 기업가치가 북조선 29억불, 남한 23억불의 합계 52억불이었고, 남한 경제의 80%이상을 차지해 만약 귀속재산이 없었다면 당시 한국 경제의 실체는 전무에 가까웠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일본 최고의 야구 선수였던 재일교포「장훈」씨는 히로시마 원폭피해자이면서 많은 회유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적을 지킨 사람으로 “나는 한국인이고 내 조국이니까 가슴에 담아온 고언(苦言)을 던지겠다.”라고 인터뷰 하였습니다. 장씨는 “언제까지 일본에 사과하라 보상하라 반복해야 하느냐. 부끄럽다. 그때는 우리가 약해서 나라를 빼앗겼지만 이젠 자부심을 갖고 일본과 대등하게 손잡고 이웃나라로 가면 안되겠느냐?”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영화 그리고 음식과 술들이 일본 문화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고, 여론조사에서도 J-Culture에 대해 73%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Brand들과 K-패션 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고, 2003년「겨울연가」를 계기로 한국 드라마에 열광했던 한류 열풍은 이제 MZ세대들 중심으로 역동적이고 화려한 K-pop 문화를 즐기고 있다 합니다. 12년만에 복원된「셔틀외교」에 J-컬쳐와 K-팝의 문화교류까지 확대된다면, 자유 민주주의국가, 안보 협력과 시장경제 등 두나라는 협력의 단계를 넘어 “공생의 단계„로 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