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22년 7월
제목 청소 문화



노무현 대통령 시절「민정 수석 비서관」을 지냈던 박정규 변호사가 산문집을 냈는데, 책 제목이 “청소하다가...”였습니다. 그는 제주도의 지인 별장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면서, 아침이 되자 주인이 청소를 시작하는데 가만히 있기가 민망하여 슬그머니 빗자루를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방을 쓸고 이곳저곳 걸레질을 하다 보니 땀이 쏟아졌고, “이 짓(?)을 아침 운동으로 하면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릎을 치면서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조깅·테니스·골프·수영 등 다양한 아침 운동을 시도하였지만 날씨·비용·게으름 등으로 지속되지 못하고 있던 차,「집안 청소」를 새벽 운동으로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낮동안 컴퓨터에 매달려 늦잠 자고 공부하지 않는 아들을 깨워 책상에 앉게 할 수 있었고, 가정일을 도와줘 아내를 기쁘게 해주는 등 “가족 평화와 화목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집안을 깨끗이 하다보면 회사일로 생긴 stress를 해소할 수 있고, 상쾌한 출근길이 되는 등 정신 건강에 너무나 크다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5년 암수술 후 재발방지·면역증강을 이유로 매일 새벽 국선도 수련을 해왔는데, 30평 수련원의 청소는 항상 원장님의 몫이었습니다. “회비 내고 오는데 내가 왜 청소를?”라는 서울 사람들의 이기적인 생각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원장님이 청소한다는 것은「제자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맨처음 봉걸레를 들게 되었습니다. 하루 50여명 7~8차례 수련하니 땀내·먼지 등으로 청결함을 유지할 수 없었지만, 한사람의 솔선수범은 수련생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의 동참이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수련이 끝나면 누구나 빗자루·봉걸레를 들고, “국선도장의 청소는 원장님이 아니고 수련생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깨끗하고 청결한 수련도장으로 거듭 거듭 정착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작은 희생은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로 이어져, 새로 옮겨온 “자연속의 판교 수련원”은 아름다운 꽃들이 어울려 피고 있고, 상추·오이·고추·샐러리 등의 먹거리 재배에 수련원은 한층 더 따뜻한 분위기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LG 공장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들의 산업 경쟁력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어떻게 100년·200년 심지어 1,000년을 이어가는 장수기업이 출현할 수 있는가를 배우고 벤치마킹하기 위하여, 일본기업들을 자주 방문하고 연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인들의 정직성, 한 우물만 파는 장인 정신과 더불어 정리·정돈·청소의 습관들은, 개인은 물론이고 회사·공장·각종 집단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오사카 성 등의 유원지에는 단한개의 담배꽁초·쓰레기를 찾아낼 수 없었고, 시내 어느 곳을 다녀도 주정차 위반을 단한건도 발견할 수 없고, 방문하는 공장 곳곳이 깨끗함은 말할 것도 없고 원부자재와 설비 그리고 각종 공구까지도 제자리에 정돈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품질, 다른 나라 어느 기업도 따라갈 수 없는 높은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의 원천은 바로 정리·정돈·청소의 5S 활동에 있는 것입니다.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책상 뒷벽에 부착되어 있는 “빗자루” 그림이 모든 것들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기업 경영자 중에 “화장실 청소하는 사장”으로 유명한「가끼야마」라는 분이 있습니다. 시골 농업학교 출신으로 “Yellow Hat”이라는 브랜드의 자동차 용품의 제조·판매회사인「Royal Company」를 창업하여, 1,000명의 직원과 매출 1조원의 우량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기업가입니다. 이 회사는 출근과 함께 생산현장·사무실·제품창고의 청소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고, 특히 화장실 청소는「가끼야마」사장의 몫이었습니다. 화장실 바닥은 물론이고 변기 내부까지 맨손으로 닦아내는 그분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감탄의 소리를 자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Royal Company가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화장실 청소와 기업 경영”이라는 교육 program까지 개발하여, 일본 내의 CEO들과 임원들이 연수를 받으면서 기업 경영에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청소에 얽힌 이야기들은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영국의 런던대 경제학 박사인「슈리먼」교수가 인도의 간디에게 학문을 전수받으러 갔을 때, 맨 먼저 화장실 청소를 요청받았다고 합니다. 교수는 “왜 이런 일로 제 재능과 시간을 낭비시킵니까?”라는 항의를 하게 되고, 간디는 “나는 당신이 작은 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라면서 본인 스스로 매일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1909년 일본 육군사관학교 교장은 영문을 몰랐는데,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지저분하던 중국 생도용 화장실이 갑자기 깨끗해진 것입니다. 그는 새벽에 화장실을 몰래 지켜봤는데, 한 학생이 물대야와 비누를 가져와 청소를 시작했는데 바로 대만에서 일본으로 유학 온「장개석」이었습니다. 교장이 모두들 잠자는데 혼자 나와 청소를 하는 이유를 묻자, “사람들이 중국 화장실이 제일 더럽다고 놀려댑니다. 저는 조국의 명예를 위해 하는 청소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장개석」은 엄격한 자기관리와 도덕주의를 몸소 실천하였으나 부패로 인해 모택동의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났습니다. 며느리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일날에 선물을 보냈고 그 안에는 권총이 한자루 들어 있었고 며느리는 그 총으로 자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장개석씨는 무려 48년이나 중국 총통직을 수행하였는데, 사례가 드물게 장기 집권이 가능했던 것은 화장실 청소를 스스로 할 정도의 엄격한 자기 관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LCC의 기업문화 중 첫번째는 역시 청소 문화입니다. 그중에서 매주 목요일 아침 8시부터 실시되는「Clean Day」활동인데, 다함께 모여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고 “그림처럼 아름답고 깨끗한 회사를 만들자”는 구호와 함께 각 생산 현장으로 투입됩니다. 창업 초기에는 생산 현장의 청소였지만, 지금은 계량실 원료랙과 제조 Mixer와 저장조 그리고 충전·포장기의 설비 구석구석과 각종 Size Parts들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설비의 최적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청소는 생산팀 기사·여사원들의 몫이지만, 사무직 사원들의 설비 청소 참여는 “우리들이 더욱 깨끗하게 관리하자”는 동기 부여와 Synergy 창출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제품창고·원료·박스창고 그리고 Bulk 원료의 Tank Yard를 청소하여 원부자재·제품의 보관 상태를 최적으로 하는「창고 Clean Day」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Clean Floor」활동을 매달 1회 실시하여 원료·반제품 등으로 오염될 수 있는 공장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마루 바닥의 청결함과 동일하게 유지하여, 제품의 미생물 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큰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화요일은 “조경의 날”로 하여 매주 20분 정도 부서별로 배정된 구역의 잡초 제거와 수목 전지 작업도 합니다. 필요시 잡초 제거의 용역 인원이 투입되고 잔디의 예초·병충해 작업, 향나무·장미의 전지 작업은 외주로 처리하여 사원들은 각종 조경관리의 주인 역할만 하게 됩니다. 사무동·복지관·공장 주변 도로, 평소에는 손길이 가지 않는 파지·쓰레기 창고, utility실과 공조실, 수질복원센터와 처리된 방류수의 배수로들도 청소하게 됩니다.


우리 LCC에는 4~5명으로 구성된 “도색팀”이 운영되고 있는데, 간단한 벽채 도색과 탱크야드의 설비류와 각종 창고의 Rack 설비 도색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Mixer 구동 부위와 Pump 등 외주 작업이 어려운 작은 부분들의 도색 활동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장은 물론이고 설비의 예방 보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부자재 창고를 담당하고 있는 여사원들이 원부자재의 Pallet 세척도 봄철에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Pallet 오염으로 인한 이물질 혼입을 철저히 막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들이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과 회의실·휴게실은 물론이고 화장실·신발장도 우리 손으로 청소하고 있습니다.


LG 공장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시작한 화장실 청소는 LCC를 창업한 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영자의 솔선수범은 사원들의 의식변화도 가져오지만, 나의 작은 희생과 배려는 주위 동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무엇보다도 업무로 인한 Stress를 떨칠 수 있고 내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줍니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 어떤 스타일의 Leader가 적합한지 그리고 Blue color와 White color가 함께 근무하는 공장에서는 어떤 리더가 바람직한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지시하고 통제하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은 결코 수용될 수 없고, 부하사원들과 의논하고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때로는 희생과 양보 속에서 어려운 일에 기꺼이 앞장서는 Servant Leader(하인형·섬김형 리더)여야 진정한 리더십 발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장실과 흡연실을 청소하고, 생산 설비를 함께 닦고, 잡초를 뽑으면서 전지 작업하고 조경 관리를 하는 것은 리더의 기본적인 도리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대학의 특강 또는 장학금 지급문제로 대학교·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할 때, 커피잔과 휴지들이 널려있는 강의실 그리고 각종 쓰레기가 흩어져 있는 교정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대학 교수님들 그리고 교장·교감 선생님들이 앞장서 일주일에 한두시간 정도 청소의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를 상상해 봅니다. 강의실·학교 교정이 깨끗해질 것이고, 학생들 스스로 정리·정돈하고 친구와 이웃을 배려하는 인성 교육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에 있는 영업팀은 청소와 조경에 대하여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무실과는 달리 스스로 청소하고 정리·정돈하고 안팎으로 꽃을 배치하여 사원들이 편안하고 방문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상가동·오피스텔 앞의 “맥문동 화단”의 관리를 자임하고, 많은 돈을 들여 화초를 보식하고 잡초를 뽑고 쓰레기·낙엽을 치우고 전지 작업하여 깨끗하고 아름답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맥문동 화단 관리는 관리사무소에서 하면 되는데 괜히 불필요한 일을 떠맡게 되었다는 일부 사원의 불만도 사라지고, 우리들의 작은 희생이 이웃을 배려하고 세상을 밝게 하는데 자그마한 밀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줍니다. 회사사명서 10조 “자선·봉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를 실천하게 되는 계기도 되고....


우리 LCC에는 여러가지 기업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50억원의 전산투자를 통한 speed경영, 7H교육의 인재 육성, 분식 회계가 불가능한 정도·투명 경영, 사원들이 행복하고 꿈을 실현하는 복리후생 제도, 수출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품질·가격 경쟁력 제고 노력 등 수많은 기업문화가 20여년간 다져지고 변화·발전하고 있습니다. 먼 훗날 우리들의 Vision인 “수출을 통한 백년기업”실현으로 작지만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1등 공신 가장 큰 역할·기여를 한 것이 “LCC의 청소문화”라는 것에는 작은 의심도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를 지속시키기 위하여는 경영자를 비롯한 간부사원들의 솔선수범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