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8년 12월
제목 자동차 산업 위기와 Toyota의 부활



현대차 주가가 ₩10만원 이하로 떨어져, 2010년 ₩26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으로 ₩15만원대로 내려왔고, 미국 · 중국의 판매 부진으로 다시 주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과 가격경쟁력 저하로 전년대비 31% 급감한 78만대 판매에 그쳤고, 미국 시장에서도 12% 판매 하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영실적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은 ₩2900억원(이익률 1.2%)으로 지난해 ₩1조 2000억원에 비해 76% 급감하였고, 기아차 역시 영업이익률 0.8%로 내년에는 양사 모두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여 현대 · 기아차의 위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토요타, 혼다등 일본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현대 · 기아는 8.1%에서 7.4%로 급락하고 있습니다. 미국시장에서의 현대 · 기아차가 토요타에 비해 브랜드 가치와 품질은 떨어지는데, 제네시스는 경쟁차종(?)인 렉스서보다 그리고 소나타는 캠리보다 비싸 가격경쟁력의 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소나타와 기아차의 200만대 리콜과 3조원대의 수리비 보상 등 품질 리스크 역시 판매 부진과 경영 악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 역시 Global 회사의 자동차 판매는 증가하고 있고, 토종 브랜드가 현대 · 기아차 동급 차량의 가격에 비해 50~60% 수준이니 중국 시장의 장기 전망 역시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포위 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근원적 가격 경쟁력 열세로 8개 공장 250만대 Capa가 110만대 생산, 가동률 40%대를 보이고 있으니 공장 부분 폐쇄 또는 중국에서의 철수설 루머까지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10년전 Global 금융위기 때 기업의 존폐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완벽한 부활을 선언하는 언론 보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2008년 ₩5조원의 적자와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하였고, 당시 구원투수로 창업자의 손자 「도요타 아키오」회장이 취임하여 경영혁신과 품질 개선으로 지금의 부활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소비자 보상을 약속하며 울먹였던 그는, 2011년 2월 “도요타 재출발의 날”을 선언하며 「혁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Toyota는 금년 상반기 사상 최대의 매출액(14조 7천억엔)과 판매량(530만대)을 올렸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 3천억엔(이익률 8.6%)을 기록하였습니다. 도요타가 위기를 겪고 있던 당시는 현대 · 기아차가 승승장구하며 신흥 강자로 부상하여, 영업이익률 11.4%까지 치솟고 판매대수 역시 2014년에 “Global 빅 5”로 진입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차의 약진은 오래가지 못하고 2015년을 정점으로 급속한 하락세로 돌아섰고,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로 Toyota의 7분의 1수준 그리고 생산대수 역시 750만대(년간)로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10년 사이 두나라 자동차 산업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어 Toyota는 화려한 부활을 이끌고 있고, 한국의 현대 · 기아차는 몰락과 위기의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도요타의 부활은 노사정, 근로자 · 경영진 · 정부 3자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경제 상식에 따른 결과였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경영진은 「SUV」로 넘어간 미국 시장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신차를 개발하였고, “자공정 완결 시스템”을 도입하여 불량을 원천 차단하여 품질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였다고 합니다. 노조1962년 이래 56년 무파업 전통을 이어가며 4년간 자발적 임금 동결에 동참하면서, 각종 제안으로 공정 · 품질 혁신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엔저” 유도로 일본차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주었고, 아베 총리는 세일즈 외교로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의 애로 사항들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특별한 비결은 없었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노력들이 꾸준히 쌓여 경쟁력 회복과 화려한 부활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 자동차 산업은 후진 기아를 넣어 반대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경영진은 불필요한 부동산 매입에 10조원을 쓰기도 하고, 시장 트렌드에 맞는 신차 개발에 실패하고 있고, 기술 · 품질 혁신에도 뒷걸음치고 있습니다. KOTRA에 따르면 “전기 · 수소의 친환경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는 세계 20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고, 미국의 기술 평가업체 「내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자율 주행차” 기술 순위에서도 최하위권인 15위에 머무르고 있으니, 미래 성장 동력인 신기술 개발에서도 좀처럼 속도를 못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성 귀족 노조의 끝없는 자해 행위는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을 급락시키고 있고, 파업으로 겪은 생산 차질 금액 역시 5년간 ₩7조원이 넘고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 5사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9070만원으로 Toyota등 Global 회사들보다 10~20% 높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도 현대차 15.2%, Toyota 7.8% 폭스바겐 9.5%로 두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니 고비용 · 저효율의 산업이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는 한국 자동차의 산업 위기의 본질인 것입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내년 상반기엔 퍼펙트 스톰(초대형 위기)이 닥칠 수도 있어요.” 줄도산 공포에 휩싸인 부품업계 CEO들의 하소연 소리입니다. 1차 협력사 850개, 2 · 3차 5000, 3000개 약 20만명을 직접 고용하는 자동차 부품업계는, 공장 가동률 하락과 자금난을 견디어 왔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 1차 벤더사 중 상장되어 있는 회사들의 절반이 적자의 늪에 빠져 있고, 은행권이 어음 할인이나 기존 대출상환 만기연장을 거부하는 등 문전박대를 당한 경영자들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로 몰려가고 있다 합니다. 완성차 한대에 부품 20,000여개가 들어가는 자동차산업 특성상, 주요 부품업체 몇곳이 쓰러지면 수십 · 수백개의 2,3차 협력사가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완성차 업체들의 3분기 “경영실적 쇼크”에 따른 후폭풍으로 1차 협력사에 추가 원가절감을 요구하고 있어, 최저임금 급상승과 주 52시간제에 따른 경영 악화를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40년 이상 경영하고 있는 가까운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현대자동차가 망하는 것을 보고 회사를 정리 하겠다”는 비장한 하소연은 모기업의 갑질 그리고 “노조파업이 발생하면 공장 가동은 중단되고 직원들 임금은 지급해야 하고, 파업 중단 · 재가동이 되면 특근비 주면서 휴일 · 가동을 해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부품 협력사의 고통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지인이 근무하고 있는 1차 협력사 「U」사도 해마다 영업이익률이 급락하여 5~6% 수익률이 금년에는 적자로 전환되었고, 다른 지인이 경영하는 100억대 매출의 2차 협력사도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회사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상장 부품사 85곳의 3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40개사가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흑자를 낸 나머지 45개 기업도 대부분 이익이 급락하여 평균 영업 이익률 0.5%에 그쳐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평균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인건비 비율 10~30%의 부품 협력사들은 2019년 최저 임금 10.9% 인상을 감안하면 모조리 영업이익률 Zero 이하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수출 부진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우리 안방에서도 수입차에 밀리고 있어, 금년 판매된 차량 6대중 1대는 수입차이고 6년전 10% 수준에서 지금은 17%대로 급증하고 있다 합니다. 수량이 아닌 금액 기준으로는 이미 40%가 넘어섰다고 하니, 가성비가 좋고 과시욕도 높은 우리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몇년후 금액 기준으로 50%를 넘어서는 놀라운 사실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당사의 회계 감사를 맡고 있는 회계사의 이야기는, 수입차의 가성비와 품질을 예측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래전 SM5차(실제는 일본차)를 구입했는데 무려 20년간 35만KW를 달렸는데도 고장 한번 없었다.”라는....

 

현대차의 진정한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습니다. 민노총에 의한 노조파업은 이어지고 있어, 자동차 기술 혁신에 기업 역량을 모으지 못하고 있고 모든 경영진들이 노사 갈등 해결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내부 위기인 것입니다. IMF 위기 극복과 Global Network를 구축했던 정몽구 회장은 경영 판단이 어려울 정도의 와병에 시달리고 있고, 정의선 체제로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경영 공백과 함께 신기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 4.5%, 벨기에 3.5%, 프랑스 11.5%, 영국 20%, 일본 55%등 OECD 회원국 35개국 중 17개국이 기업 승계 때 상속 · 증여세가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65%라는 징벌적 세금에 따라 오너 경영체제가 이어질 수 없고 오히려 세금으로 국유화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입니다. 기업승계 문제를 “부의 대물림” “불로소득” 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기업의 존속 · 핵심기술 및 노하우 전수·일자리 창출 및 유지 등의 긍정적 효과를 고려하여 65%라는 징벌적 상속·증여세법의 개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영 공백은 사장 · 부회장 등의 CEO들이 10여년 이상 자리를 유지하여 기업 관료 집단으로 변모했고, 한방향 정렬의 사원 교육 부재로 중간층 집단의 좌경화도 기업 혁신의 크다란 장애 요인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3분기 현대·기아차의 「어닝 쇼크」에 이어, 쌍용차 역시 금년 상반기 39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판매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GM도 올해 적자폭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양국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9월 미국 시장 6%, 중국 13% 판매 감소를 보이고 있고,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해 수입 자동차 관세 25% 부과라는 치명적 불안 요인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시장인 유럽 역시 새로운 연비 특정 방식인 「세계 표준자동차 시험 방식」이 규제로 작용되고 있어 9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실적 악화로 인하여, 협력사들이 동반 침체의 늪에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주의 강화에 따른 판매 부진, 계속되는 노조 투쟁에 의한 생산성 하락과 노무비 증가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 1·2·3차 협력사들의 적자 가중과 줄도산, 오너 경영체제의 불확실성 등 안팎의 재앙에 가까운 위협에 부딪혀 있습니다. 철수설 홍역을 앓고 있는 한국GM, 적자 지속의 쌍용차, 임단협을 끝내지 못한 삼성르노 역시 실적악화 · 노사갈등 · 협력사 문제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1998년 IMF 위기 때와는 달리, Global 가격 · 품질 경쟁력 상실에 따른 어려움이라 이에 대한 해법은 전연 마련될 수 없고 어쩌면 불가능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처럼 회사 · 노조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노사정 화합”의 길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직간접 180만명의 고용 산업인 한국자동차는 위기 탈출의 첫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인 것 같습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