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8년 2월
제목 日本 기업의 부활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곁에서 영원히 멀어진 것이 카메라와 필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에는 어디를 가더라도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때맞추어 필름 교환을 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후지필름이 좋을까 코닥 필름이 더 나을까라는 고민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코닥 필름」은 130년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이스트먼 코닥」의 제품이지만, 디지털이라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파산 보호」신청을 할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아이러니하게도 코닥을 침몰시킨 원인인 「디지털 카메라」는 코닥이 먼저 개발하였지만, 기존 필름 사업의 위협이라는 경계심 때문에 상용화하지 않고 묻어 두었던 것이 결국 쇠락의 내리막길로 떠밀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디지털 쇼크를 무시한 코닥은, 마치 Apple사의 아이폰 출현으로 한방에 무너진 「노키아」와 같은 신세로 추락케 되었던 것입니다.

 

한편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던「후지필름」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고, 매출 ‧ 수익성에 있어 창사이래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1934년부터 카메라 필름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해온 방대한 “원천 기술력”을 활용하여, 기능성 재료 ‧ 제약 산업 ‧ 화장품 같은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입니다. 2003년 부임해온 「고모리 시게타카」회장은 4,000여 명을 구조 조정하였고, LCD TV에 투입되는 편광판 색상 조절용 “TAC 필름”을 개발하여 세계 시장 점유율 60~70% ‧ 관련 특허의 50%로, 삼성 ‧ LG 전자의 LCD TV 필름도 전량 「후지필름」에서 수입하고 있다 합니다.

또한 필름의 원재료인 「콜라겐」을 활용하여 “노화 방지 효과”를 강조하는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하였고, 각종 화학 물질의 합성 기술을 바탕으로 의약품 시장으로 진입하고 관련 M&A를 통해 의약품 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복사기 ‧ 인쇄기 ‧ LCD 소재 ‧ 의약 ‧ 화장품 등 다양한 신규 사업에 진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후지필름」은, 이것이 바로 어느 나라도 흉내내고 따라올 수 없는 일본 기업들의 저력이고, 몰락과 추락에서 완전히 부활하여 혁신이 왜 필요하고, 혁신을 통해 "환골탈태“ ”무한 변신”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자기기 부문에서 1990년대까지 세계 최강자로 군림했다가 몰락한 SONY의 부활도 놀라운 일입니다. 1946년 창립되어 “워크맨”을 비롯해 TV ‧ 카메라 ‧ 오디오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Sony는 삼성 ‧ LG의 맹추격으로 밀려났고, 새로 진출한 콘텐츠 분야에서도 수조원 대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점차 우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평사원 출신「히라이 가즈오」CEO가 취임하면서, 수천명의 인력 구조조정, TV ‧ 오디오 부문의 분사, 컴퓨터 사업 철수로 Sony의 환부를 들어내었고,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하는「카메라 이미지 센서」에 모든 기술 역량을 쏟아 부었다고 합니다.

또한 비디오 게임기의 폭발적인 판매, AI 로봇 개발 등 R&D 투자와 기술 혁신 사업의 성공으로, 5조원대의 놀라운 경상이익을 실현케 되어 “Sony의 신화”가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까지 세계 전자산업을 주도했던 일본 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에 도전하고 있어, 소니 ‧ 파나소닉 ‧ 히타치 등 7개 주요 전자업체의 금년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합니다.

그들이 스마트폰 ‧ TV 등 완성품에서는 한국에 밀리지만 핵심 부품 기술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4차 산업혁명」과「전기차」시대를 맞아 재평가를 받으며 최고의 경영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로봇 애완견 aibo 판매를 시작했고, 「히타치」는 4개국어가 가능하여 공항 ‧ 병원 ‧ 쇼핑몰에서 안내 역할을 하는 인간형 로봇 에뮤 3의 개발 판매를, 소니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고화질 카메라 센서, 파나소닉은 차량용 전자부품으로, 다시 한번 "세계 1위의 일본 전자 주식회사의 영광" 찾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12월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양적완화재정 확대구조개혁이라는 핵심 정책을 바탕으로「아베노믹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국채 등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풀어「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양적완화로, 일본 기업” 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 근로시간 단축 ‧ 통상임금 확대 등 친(親)노동정책과 각종 규제에 신음하는 우리 기업들과는 달리, 규제개혁 ‧ 법인세 인하 ‧ 엔화 약세 등 친(親)기업 정책의 「아베노믹스」는 일본 기업들을 화려하게 부활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일본의 엔화가 최근 10% 이상 하락하면서 일본과의 가격경쟁력에 밀릴 수밖에 없어, 조선 ‧ 석유화학 ‧ 자동차 ‧ 철강 기계 등 우리의 주력 수출품에 부정적 영향이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쨌든 아베노믹스 5년의 성적표는 일부 비판론이 있긴 하지만, 수출 증가 ‧ 고용 개선 등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이고, 이에 따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1991년~2011년)” 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기에서 완전히 탈출했다는 청신호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우선, 고용시장을 살펴보면 일본의 실업률은 2.7%로 완전고용에 가깝고, 수출 증가와 내수 호전으로 사람 구하기가 점차 힘들어 가고 있다 합니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에 이어, 사망년(대학교 3학년부터 스펙 쌓느라 죽을 만큼 고생한다), 대오족(대학교 5학년생이나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꽁꽁 얼어붙은 취업 한파의 대한민국과는 정반대로, 일본의 고용시장은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기업경영도 활발해지고 있어 아베노믹스 이후 경상이익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고, 주식시장의 닛케이지수도 22,500선을 넘어 20여년만에 가장 높게 치솟고 있습니다. 2011년 이후 무역 적자가 계속되던 것이 2016년부터는 무역 흑자로 전환되었고, 일본 기업들의 국내 유턴으로 국내 생산이 확대되어 수출 주도형의 일본 성장 모델이 재가동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로 나갔던 주요 제조 기업들이 본국으로 되돌아 오는 리쇼어링(Reshoring 제조업 본국 회귀) 붐이 크게 일고 있다 합니다.

혼다 자동차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 공장을 짓고 멕시코에서 공급해왔던 「소형차 FIT」를 연간 25만대씩 국내 생산으로 전환했고, 도요타 역시 해외에서 생산하던 캠리를 국내 연간 10만대씩, 닛산도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던 SUV를 10만대씩 생산 거점을 본국 공장으로 전환해 Made in Japan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 전자제품도 국내로 돌아오고, 시세이도 ‧ 고데 등 화장품 회사도 일본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생활용품 라이온사도, 제약회사들도 해외에서 유턴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점차 성과를 드러내면서, 공장 운영하기 좋은 국내로 유턴하는 기업 수는 2012년 500여개에서 해마다 증가하여 2015년에는 700여개에 이르고 있어, 1년에 겨우 10여 곳의 기업 그것도 중소기업 수준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와는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이유는 공장 ‧ 제조업 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로 「엔저」가 유지되어 수출경쟁력이 강화되고, 2012년 법인세율 30%이던 것이 23%까지 낮추어지고, 2006년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제정되었던 「공장 재배치 촉진법」을 없애 수도권 공장 진입 규제까지 전면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규제”가 기업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역대 정부가 지역 반발을 우려해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 동남아 등 해외로 이전하였지만, 이득도 크지 않은데다가 핵심 기술의 유출 등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결국 일본 국내 생산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기업들이 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공대 이정동 교수는 일본 기업의 부활을 해석하는 키워드로 “묵은 별빛”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지금 막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십 ‧ 수백만 광년(光年) 떨어진 먼 곳에서 오래전 출발한 「묵은 빛」을 이제야 보고 있는 것입니다.”라는 말로 일본 기업의 부활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엔저」「친기업적」인 아베노믹스의 환경 변화와 함께, 끈질긴 “기술 축적과 경쟁력”이 일본 기업들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초 NHK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일본 남자 아이들의 장래 희망 1순위는 “박사 ‧ 학자”로, 이는 일본인들의 노벨상 수상이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술 일본”의 앞날을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일본 과학계가 노벨상 22개라는 빛나는 성과를 거둔 밑바탕에는 목숨을 건「장인 정신」과 특정분야에 몰입하는「오타쿠 문화」가 있기 때문이고, 우리나라가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것은 기초 연구에 대한 장기투자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와는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과학자 선호는 10위 밖으로 밀려나고「운동선수 ‧ 연예인」 등 돈 잘 버는 직업들이 1순위로 등장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세계 「가상화폐 거래」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비트코인 투기 광풍은 한국 사회의 병리(病理)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200만명의 20 ‧ 30대들이 올인 하고 있다는 것은 “땀 흘려 노력하고, 저축하며 미래를 설계” 하기 보다는 “한탕주의”의 투기 광풍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기업들은 부활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앞날은 점차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예감이 듭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기업들을 부활시킬 것인지~~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