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7년 7월
제목 비정규직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번째 외부 일정으로「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Zero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일반 기업으로의 확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듣기에는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고, 비정규직-정규직 간의 차별(?)에서 오는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한 강단 있는 결정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부문은 우리 국민들이 내는 세금과 직결되어 있어 정규직 전환의 효용 가치나 필요성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현장 방문과 지시 한마디에 모든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졸속 처리는 많은 후유증을 낳게 될 것입니다. 또한 공공기관은 핵심 부분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야 하는데, 청소·보안·단순 사무 등의 인력을 직접 고용하므로써 인력관리에 따른 경영 비효율은 불을 보듯이 뻔할 것입니다.

공공부문 정규직의 한명당 평균 인건비는 년 6,800만원으로 1인당 국민소득의 2배가 넘고,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 잔치를 하는 공기업이 많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단순 직종을 포함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일어난다면 이로 인한 부작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도 당선 직후「비정규직 철폐」를 강조하면서, 어렵게 만든「비정규직 보호법」이 2007년 7월부터 시행되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 숫자는 570만명에서 650만명으로 증가되어 법조문 하나 만든다고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첫번째 이유는, 김대중 정부때 도입한「정리해고법」으로 정규직 해고는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정규직 과보호」에 기인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기업 중심의 민노총 산하 노동조합은 귀족노조가 되어, OECD 국가 중 해고가 가장 어려운 국가가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정규직 과보호에 편승하여 생산성과 무관한「호봉제」가 신규채용을 어렵게 하여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을 증가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Zero시대”는 소수의 근로자들에게는 국민세금으로 메우는 “오아시스”가 되겠지만, 국가의 미래를 감안할 때는 근본적 대책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대로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여, 취업자 수, 청년실업률·임금격차, 근로시간 등 관련지표 18개를 담고 있다 합니다. 따라서 “일자리 정책”이 최고의 성장전략이자 양극화 해소 정책이고 복지 정책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기업에만 맡겨 놓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상당한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공공부문부터 일자리 창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곪을대로 곪아빠진 공공부문을 개혁은 커녕 세금지원으로 더 부풀린다는 것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공공부문 채용확대는 “공시생 열풍”으로 이어질 것이고, 더 많은 청년들이 공시생 대열에 합류하여 공무원이 되지 못한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일자리 양극화도 극심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식이 됩니다. 우수 인재들이 공무원 시험에만 몰리다 보면 비경제활동 인구에 포함되어 단기적으로 생산과 소비의 위축을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우수인력 부족으로 중소기업들의 성장 잠재력까지 빼앗게 될 것입니다.

실업률 문제 해결에 성공한 나라들의 해법은, 공통적으로 창업을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동력으로 활용하는데 반해, 우리는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로 거꾸로 가겠다는 것입니다. 청년 실업과 기업가 정신의 블랙홀인 “공시 낭인”양산의 공공부문 확대가 아니라, 터무니없이 높은 공공부문 임금의 개혁과 더불어 기업에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법인세율 인상, 노동시장 경직화, 기업규제 강화 등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자리를 붙잡는 것도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지난 10년간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고용한 근로자는 110만명인데,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고용한 근로자는 겨우 7만명에 불과하여 100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간 셈이 되는 것입니다.


가장 시급히 해야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개혁만으로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독일의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독일은 1990년 동서독 통일 후 통일 후유증과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500여만명에 이르러 가장 큰 정치 이슈로 등장하였습니다. 1998년 정권을 잡은 슈뢰더 사민당 총재는 노사정 위원회 격인「일자리 창출연대」를 통한 노동개혁이 실패하자, 정부 단독으로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마침내 성공하였습니다. 파견근로 자유화 등 노동시장 규제완화로 일자리를 늘리고, 실업 관련 혜택을 줄여 실업자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내고, 미니잡 등 단시간 근로 제도 도입으로 노동시장의 개혁에 성공했던 것입니다.

2015년 한국을 방문한「슈뢰더」는 “노동시장 개혁은 노동자와 사용자 등 이해 당사자들에게 결정권을 줘서는 아니 됩니다. 선거를 통해 구성된 정부가 노동개혁에 대한 합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강조한 바가 있습니다.


노동시장 개혁에 성공한 영국·뉴질랜드·아일랜드·독일은 경제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충분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들에게 많은 부분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1998년 시작된 노사정 위원회는 민노총이 참여를 거부하고 외곽을 감돌며 정치싸움만 벌여왔기에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정치가들이 경제를 망치고 있고, 한국의 정치가들이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르노삼성 자동차」의 박동훈 사장 인터뷰 기사가 신문에 게재된 적이 있습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공장 증설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수출 물량은 세계 시장의 변화와 마켓팅 전략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수출 물량이 늘어 공장을 증설하고 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지만, 나중 물량 감소시 고용 인력을 다시 줄이기는 너무 힘듭니다.” 유럽 등 외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정규직 논란이 많고 노동시장이 경직되어 있어 결국 증설 등 추가 투자에 대한 결정은 유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Zero”정책에 대해 재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도 없고 “정규직은 좋은 일자리, 비정규직은 나쁜 일자리”라는 방식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범위는 2002년 노·사·정 합의에 따라 ①계약직 등 한시적 근로자②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근로자③용역과 같은 비전형 근로자 세가지로 한정했지만, 조사기관마다 확연히 다르게 집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삼성·현대와 SK·LG 등 4대 그룹 상장사 54개 기업의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하면 비정규직 비율이 3.4%에 불과한데, 노동계가 고용노동부 공시를 바탕으로 한 집계 수치는 31%로 거의 10배 가까운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은 무기 계약이나 파견·도급·하도급 업체에 고용된 직원을 정규직으로 분류하지만, 노동계는 회사에 얼굴만 보이면 모두 비정규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의 급여가 정규직의 50~60%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전연 다릅니다. 자동차의 대기업에서도 61%로 나타나고 있지만, 정규직 급여는 장기 근속자가 많고 비정규직은 신입으로 성별·연령·학력·근속연수 등으로 다른 임금 결정요인은 무시한 채 단순 비교는 잘못된 것입니다. 전체 비정규직 숫자의 95%를 접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임금이 정규직의 95.7% 이르고 있어, “비정규직=저임금”의 도식화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비정규직의 근로자 중에는 “자발적 사유”의 경우가 많은데, 근로 조건·육아·가사 병행 등의 이유로 스스로 결정하고 있는 비율이 전체 비정규직 중 57%에 달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은퇴 후 연령 제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려는 사람들도 정규직 전환의 대상으로 인식해서는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공공부문의 정규직화는 공무원 임금·연금 증가로 정부 재정의 큰 부담이 될 것이고, 압박을 통한 기업들의 정규직화는 신규채용을 줄이게 되고 심각한 청년 실업의 역효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는 거시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기업·노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성과 연봉제 정착의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직장생활 24년, 창업과 기업경영 20년 동안 끊임없이 들어왔고「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기업과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는 핵심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Outsourcing하라”인데, 정부에서는 Outsourcing하는 비정규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하니 대단히 혼란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성공한 문재인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지만,「공공부분 일자리 81만개」「비정규직Zero화」「최저임금 2020년 ₩10,000」「성과연봉제 폐지」등의 공약 추진은, “민주주의란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은 아니다”라는 것을 부정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천연자원 가진 것 하나 없는 대한민국은 오로지 수출의 길 밖에 없는데... 국제 경쟁력 상실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집권 세력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