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09년 12월
제목 아들의 결혼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지면으로 인사드리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사장님의 건강과 가족의 평안함을 기원합니다. 아울러 늦게나마 회갑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신입사원 ○○○의 애비로써, 못난 자식을 LCC에 맡겨두고 인사드리지 못한 점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LCC Magazine의「나의 길」이라는 글속에서 사장님의 인생철학과 확고한 경영방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百年企業 LCC와 결혼했고 백년회로할 것이라는 경영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특히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에게 이길 수 없다」는 사장님 말씀이 제자신의 인생역정에도 많은 보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은 제자식을 맡겨두고서도 직접 인사 올리지 못한 것 죄송하게 생각하며, 제아들이 직장 생활에서 正道를 걸을 수 있게끔 다듬어 주셨으면 합니다. 금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찾아뵙고 훌륭하신 고견과 일생철학을 몸소 듣고 싶습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은, 사랑하는 아들이 LCC에 입사하여 훌륭한 직장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면 좋겠다는 어느 아버님의 깊은 애정이 담긴 편지입니다. 편지를 개봉하고는 바로 전화를 드려 인사도 하였고 아들이 회사에 잘 적응하고 있으니 염려하지마시라는 이야기도 나눈 바 있습니다. 자식을 둔 아버지가 회사에서 인정받는 능력을 키우고, 성공하는 직장인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금년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한 둘째 아들이「LG상사」에 입사하였을 때 마음속으로 “담당 임원과 팀장에 인사를 드리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입사 2개월이 되던 때 전화를 드려 “○○○의 애비되는 사람이고, 자식을 맡겼으니 한번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하였고 마침내 약속한 날에 회사를 방문케 되었습니다. 나자신 24년 몸담았던 Group社였기에 “代를 이어 봉직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것이 많은 자식이지만, 정직하고 긍정적인 mind는 가지고 있으니 확실한 일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채찍질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를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36년전 대학을 졸업하고 LG화학에 입사했을 때, 아버님께서는 직접 회사를 찾아 오셔서 “부족한 자식이지만, 앞으로 잘 가르쳐주십시오.”라는 부탁말씀을 담당과장에게 하였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자식에게 보여주신 것을, 자식이 아버지가 되어 자기 자식에 똑같이 반복하는 것이 부모의 내리사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금년 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한「둘째」로부터 “아버지! 직장이 구해지면, 빨리 결혼해도 됩니까?”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세살 위인 형도 아직 결혼 결정이 없는 터이고 요즈음 추세로는 다소 빠르다는 느낌 그리고 회사에 들어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난 후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들 효자구나. 부모속 안썩히고 빨리 결혼하겠다니...”라는 대답이 불쑥 나오게 되었고, 동생이 먼저 결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내와 의논케 하여 결정하게 되었습니다.「첫째」도 자극을 받아 내년 봄 박사학위를 받는대로 결혼하겠다고 하니 6개월 사이 모두 출가 하게 되어 아들들에게 고맙다는 생각도 들고 마음 한편으로 섭섭함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예비 며느리 둘과 식사도 하고 쇼핑·영화구경도 함께하여 딸을 새로이 얻었다는 착각도 하게 됩니다.


아들들의 결혼을 앞두고 저자신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 가만히 돌이켜 봅니다. 가정교육에 있어 어머니의 역할이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아버지의 존재가 위축되고 역할이 축소되어, 그저 아이들의 친구나 되어주고 손님이나 방관자라는 착각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정서적 교육 못지않게 남자다움 그리고 합리적이고 냉철한 때로는 엄격한 아버지의 가르침이 조화를 이룰 때 훌륭한 자녀교육이 가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 관계로 여러차례 초등학교 전학을 하게 되어 학업 성적이나 교우 관계에 많은 악영향을 주었는데도, 빗나가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해온 것 같아 두 아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부모의 말에 귀기울여주고 테니스, 그리고 여러 가지 스포츠를 함께 즐기고 유럽·미국·중국·일본 외국여행도 함께하여 친구같은 느낌도 듭니다. 방학때 미국에서 귀국하면 아빠가 즐기는 등산도 한두차례 함께 해주어 주위 친구들로부터 다른 집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칭찬(?)을 듣기도 합니다.

 

주위에서는 딸은 키우는 재미가 좋고, 커서도 엄마 친구가 될수 있어 좋다고 합니다. 아들은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자기 방으로 들어가 자기 볼일만 보는데 비해, 딸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등 온갖 수다를 떨고 애교도 많이 부리지요 사춘기가 되면 말수가 줄긴 해도 동성인 엄마랑 언니처럼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 엄마마음 헤아려 주고 때로는 위로해주고 도와준다고 합니다. 아들은 그저 “든든한 믿음”하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힘쓸 일이 있을 때나 집안의 경조사에 믿음직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딸있는 친구들은 아들만 있는 우리들에게 “딸 키우는 재미도 없고, 우린 비행기 타고 너희들은 기차타고 여행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측은한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녀들의 결혼 후부터는 상황이 급변합니다. 딸가진 엄마는 아빠는 내팽개치고 손자·손녀 키우는데 전국 방방곡곡 그리고 외국으로 쫓아다닙니다, 본인의 건강도 어려워지지만 노후의 인생 enjoy는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남겨진 아빠는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고 구차한 생활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가진 엄마는 손자·손녀 둿바라지의 일차 책임에서 벗어나고 어쩌다 Part time으로 흉내만 내면 되고 자기 나름의 인생을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아들은 태어나서 중고등학생까지는「1촌」이지만, 대학생「사촌」, 군대가면「8촌」이 되고, 결혼하면「사돈의 8촌」, 자식이 생기면 남남이 되는 「동포」관계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들만 둘인 나에게는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직장 갖고 결혼하게 되면 점점 멀어지고 가까운 미래에는 남남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잘난 아들은 국가에 바치고, 돈 잘버는 아들은 사돈집 식구가 되고, 빚진 백수아들이 내자식이다.」라는 말은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많이 보게 되고,「3대 미친 여자」시리즈에 “며느리의 남편을 아직도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라는 것이 요즈음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무어라 해도 두 아들은 내품 안에 있는 것 같고 평생 우정을 나누는 친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베푼 것만큼, 내가 주는 것만큼 아들과 며느리 그들도 우리에게 사랑을 줄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라디오 방송에서, 여자들이 기피하는 신랑감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적 관념이 희박한 남자, 술·담배 과도하게 하는 남자, 종교에 심취해있는 남자 그리고 게으른 남자 순서라는 것입니다. 우리 아들들은 분명히 이런「기피 List」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이왕이면 아내로부터 존중받고 처갓집으로부터 인정받는「일등신랑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두사람의 깊은 사랑과 행복한 가정 꾸미기가 바로 부모에 대한 효도라는 것을 명심하고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훈아! 결혼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