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출장을 가서 지하철을 타게 되면 승객 대부분이 신문⁃잡지 또 문고판의 책 읽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마치 도서관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버스나 열차 어디에서든 틈만 나면 책을 읽는게 일본인들의 일상적인 습관이고 그들의 생활이고 문화가 되어 일본문화의 저력이기도 하고 산업강국⁃일등국이 된 것도 바로 그들의 독서열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지하철에는 일부의 승객을 제외하고는 잡담을 하거나 눈을 감고 잠을 자거나, 젊은이들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일본은 세계최강의 독일과 쌍벽을 이룰 정도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어 지금부터 60여년전 이차대전때에도 비행기를 만들고 잠수함을 건조할 정도였으니 이것 역시 일본인들의 독서열에 그원인을 찾을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미국⁃독일의 대형서점들은 지상에,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3 ⁃ 5 ⁃ 9층 건물 전체가 「책방」인 경우도 많이 발견하게되고, 주요 일간신문의 일면에 책광고가 실리기도 하니 서적과 독서가 일상화되어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옛날의 종로서적⁃양우당⁃태평서적등 대형서점들은 이미 사라져 없어지고, 그나마 교보문고등 주요 서점들은 지하로 밀려난지 오래입니다. 시골의 동네서점이나 도시의 변두리를 제외하고는 서점들이 위치하던 좋은 장소들은 액세서리⁃화장품 그리고 햄버거⁃커피집⁃PC방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우리생활에 「문화」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여유도 없고 낭만도 없어 돈냄새(?)만 가득하게 느껴집니다.

미국⁃일본⁃독일이라는 강대국의 힘이 마치 군사력⁃경제력이 원천이라 착각하기 쉽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지식의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20세기 이후 순수과학 실용과학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지식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세계의 대학에서 사용되는 교재의 대부분 그리고 명성높은 학술지 대다수가 미국의 교수와 학자들에 의하여 저술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초⁃중⁃고 시절부터 “객관식 문제”에만 메달려온 우리 젊은이들은 독서의 중요성은 구호에만 그치고, 취직시험용 객관식 문제에 전력투구하고 있으니 창의적 지식의 원천인 「고전」읽기는 뒷전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책읽는 시간도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신문⁃잡지를 포함한 책읽는 시간은 1주일에 3시간에 불과한데, 드라마등 TV에 빼앗기는 시간은 일일 2시간이라 하니 자녀들의 독서습관은 발붙일 틈이 없을 수 밖에 없습니다.

30개국 평균치가 주 6.5시간이라 이의 절반 밖에 되지 않고, 성인의 24%는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탄식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가계 지출을 들여다 보아도, 의식주와 자녀 과외비는 비교할 것도 없이 담배와 화장품구입비가 월 20,000, 18,000인데 잡지⁃신문 포함한 책 구입비가 월 7,900에 불과하니 우리들의 독서 습관은 Zero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공통점을 찾아보면 가장 크다란 특징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입니다. 사회적인 부와 명예는 얻지 못하였더라도 자녀교육에 성공한 부모들의 공통점 역시 집안에서 자녀들과 함께 TV대신 책을 가까이한 아버지⁃어머니라고 합니다. 누군가 DJ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감옥생활을 견듸게 했던 독서습관이 지식과 지혜를 길러주었고, 이런 것들이 국민의 리더가 될 수 있게 하였다고 말합니다.

책속에는 시공을 초월한 불변의 진리가 숨쉬고 있고, 비툴어지고 굴곡된 역사의 발자취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위대한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잘못된 위인들에게 충고의 마음도 가집니다.

사랑의 기쁨도 갖고 이별의 아픔도 느끼고, 책을 통해 가슴과 마음을 살찌웁니다.

독서는 삶에 많은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손가락에 침을 묻혀 한 장 한장 넘기는 독서삼매경의 희열이야말로 그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人生의 보람이고 삶의 기쁨입니다. 책속에 진리가 있고, 길이 있고 기쁨이 있다는 것이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입니다.

지난 학창시절을 뒤돌아보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이, 고전을 읽고 역사를 배우고, 위인들의 자서전을 읽는데 좀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공계 전공이라는 변명도 할 수 있지만, 시와 문학에 빠질 기회가 없었다는 것은 젊은날의 학창시절이 풍요롭지 못했고 사막처럼 메마른 하루하루였다는 반증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중년이 지나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서점에도 자주 들르고 완독하지는 못하지만 한달에 5~6권의 책을 구입하고 때로는 휴일, 밤늦게 책읽는 즐거움과 세상이치를 깨닫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매달 발행하는 LCC Magazine의 CEO칼럼도 강제적(?)으로 책을 읽게해 주고 있어, 이래저래 나이들어 독서의 기쁨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월례회때 생산직 여사원들을 대상으로 80여권의 책을 구입⁃배부하였습니다. 창업초기에는 유명강사를 초청해 일일 워크샵을 갖기도 하고 부정기적이나마 도서배부도 하였으나 여사원들의 이직율⁃교육성과의 미미함으로, 계속 이어져 오지 못하였습니다. 지난 9월 창업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여사원 5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일일 Orientation」을 가져 회사의 Vision, 기업문화 그리고 현장여사원들에게는 생소한 각부서의 업무들을 소상히 설명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생산직 여사원들에게까지 회사전반을 소개할 필요가 있느냐하는 회의론도 많았으나, 「현장여사원도 엄연히 LCC의 주인이다. 그런데 orientation을 하지 않는것이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이냐?」라는 판단으로 강행하였고 그 교육효과⁃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Orientation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생산직 여사원들에게 회사비용으로 년4권 정도의 도서는 무료배부하여, 오랫동안 잠복해있던 「독서습관」을 일깨워줄 계획입니다.

지난 8월 「Reena Education」이라는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사무기술직 사원들 대상으로 한 「독서통신교육」을 실시하여 「책읽는 기업문화」를 뿌리내리고 자기개발의욕을 북돋우고 있습니다. 대표이사, 간부사원⁃사무기술직사원 그리고 생산직 여사원까지 항상 책을 가까이하고 생활속에 독서습관을 길러나갔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독서가 우리에게 주는 이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습니다.

역사가 주는 교훈, 남들의 다양한 경험들을 간접 경험하므로써 지식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줍니다. 또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들을 극복하게 해주고 내일의 희망도 갖게해줍니다.

「독서습관」은 어머니들의 자녀교육 첫걸음이라는 생각으로 좋은옷⁃맛있는 음식 그리고 용돈 대신 책한권 선물하는 것이 자녀사랑의 실천이 되는 것입니다. TV의 드라마⁃스포츠시청 대신 가족이 함께 “책읽는 시간”을 갖고, 서점이나 도서관을 부모와 함께 가고, 책읽는 소감과 독후감에 코멘트하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독서습관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므로 초등학교 전후부터 책을 많이 읽어야 공부도 잘하고 주위로부터의 갖가지 유혹을 이겨내는 「모범생」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읽어라, 공부하라 권유⁃설득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만화책과 인터넷에만 빠져듭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한가지, 아버지⁃어머니가 TV시청이나 다른 잡기 대신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학교문턱에도 못가본 링컨이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어릴때 어머니가 들려준 성경⁃이솝이야기등에 비롯된 독서습관 때문이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머니가 독서습관을 갖는다면 자녀들의 공부, 성품 그리고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의 계절이 되었건만 출판계가 불황이라 출판사와 대형서점 부도설의 신문보도는 우리들을 서글프게 합니다.

경기가 나빠지고 가계부채가 증가되니 씀씀이를 줄일 수 밖에 없지만, 매출 감소율이 30~50%에 이르니 그런데로 잘 나가던 대형 출판사들도 구조조정과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는 것도 책을 읽지 않았던 것에서 오는 필연의 결과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정치인들이 책읽기를 즐긴다면 끝없는 정쟁으로 국민들을 이처럼 피곤하게 하지 않을 것이고, 사회 지도층들이 책을 즐겨 읽어왔다면 부정⁃부패 그리고 탐욕에 눈이 어두워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절대로 나쁜짓을 하지 않으니까요.

군사력이 막강하다고 강대국이 아니고, 국민소득이 높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 국민이 많을 때, 문화가 융성할 때 비로소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한권의 책이 우리들의 정신건강을 맑게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주고, 밝은 사회와 잘사는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