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4년 7월
제목 정직성



일요일 친구들과 북한산 산행을 다녀오면서 손지갑을 분실하는 해프닝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택시비 계산을 위하여 앞자리에 앉았고 메타기가 생각보다는 많이 올라 지갑을 주머니에서 끄집어내어 무릎위에 두었던게 그만 조수석에 두고 내렸던 것입니다. 신분증 · 신용카드 · 현금 15만원 정도였지만 운행 중 기사와 많은 대화 그리고 소설가 「이외수」씨를 그대로 닮았다는 칭찬을 많이 했던 터라, 지갑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지갑 속에 신분증 · 명함이 있었는데도 결국 돌아오지 않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인터넷검색으로 방법과 다른 사례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카드계산 등 택시번호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갑은 돌아오지 않고 설사 돌아와도 현금은 슬쩍 빼버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지갑이나 여권이 분실되더라도 주인을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하니, 그들의 정직성과 비교해 다소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워터게이트」사건으로 사임한 닉슨 대통령도 「도청」에 대한 책임이 아니고 바로 거짓말, 정직성 문제 때문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국의 성공한 기업인 100명에게 설문조사로 성공요인을 물었더니 첫번째가 “정직성”이라는 대답이 나왔다니, 기업경영에 있어 투명 · 정도경영의 정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정직한 편이냐? 아니면 거짓과 위선이 많은 국민이냐 하는 것에 대한 좋은 사례는, 가장 깨끗하고 정직해야 할 교육계의 사례를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 고위직 임명에 따른 청문회 때 나오는 단골 메뉴가 논문 표절이고, 인터넷에 범람하는 논문대필 업체들은 상아탑을 병들게 하는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박사 수천만원, 석사 수백만원”의 공정거래가가 매겨져 있고,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돈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최근 유명 치과대학 교수가 제자들의 논문을 대필해 주고, 억대 금품을 챙긴 협의로 구속되었다는 신문보도가 있었습니다. 홍모 교수는 석 · 박사 과정의 학생 12명의 논문을 대필해 주고 학위를 주는 대가로 3억 2천만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치과를 개업하고 있어 논문 쓸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학위를 돈으로 매수하고 차명계좌로 송금하면서, “다른 교수님들도 이런 관행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들만 운 나쁘게 걸렸다”는 것이 피의자들의 진술내용이라 하니, 도대체 석박사 논문 중 진짜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이 가기도 합니다.

     

대학가의 “커닝”문제도 우리들의 부정직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사례인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0%가 커닝경험이 있다는 것이었고, 경북대 자연대학의 사례는 무려 90%가 커닝을 해본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커닝방법도 다양해져 메모지 작성, 보여주기를 넘어 소형 녹음기나 워키토키 등이 이용되고 있고,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 · 캐나다 등에서 커닝과 표절은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어, 발각될 경우 바로 퇴학처분이 내려진다고 하니,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지는 젊은이들의 커닝실태는 나라의 장래가 결코 밝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대 철학과의 손봉호 교수는, 인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덕목은 “정직”이어야 하고,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직성을 고치지 않고서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과의 비교를 법무부 통계자료로 비교해 보면, 2008년 한해동안 우리나라에서 위증으로 기소된 사람이 1544명, 무고로 기소된 사람이 2171명인데 반해 일본은 같은 사건에 각각 9명, 10명으로 인구수 2.5배를 감안하면, 430배, 540배 부정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꿈에 거짓말 하였거든 깨어나서라도 반성하라”고 가르쳤던 도산 안창호 선생은 “아아! 거짓이여, 내 나라를 죽인 원수다”라 한탄하셨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모습이긴 하지만,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 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집단을 이루고 있는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오고 있으며, 한미 FTA · 제주 해군기지 · 광우병 소동 · 천성산 도룡뇽 사건들이 이러한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짓말을 잘 하는 이유가 주자학(유교)의 나라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주자학은 법치보다 윤리의식을 우선으로 하고, 실학정신은 없어지고 명분 · 체면 그리고 허례허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씨조선의 정치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사유로는 급격한 성장에 따른 이기주의와 경제 제일주의 그리고 배금사상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부정직성은 “36년의 일본 식민지”를 비롯한 병자호란 · 임진왜란의 외세침입으로부터 개개인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석이 보다 정확할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빨리빨리”의 조급성, 귀가 얇아 광우병 파동을 일으켰던 “부화뇌동” 그리고 근본적 해결책보다 임시방편의 미봉책에 매달리는 “냄비근성”의 결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IMF때의 금모으기 운동처럼 협동심이 강하고 상부상조하며, 2002년 월드컵 응원과 같은 역동성을 가지고 있고, 한글 창조와 IT강국으로 변신한 창의성 그리고 외국을 단 한번도 침략하지 않는 평화사랑 등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70년 전 혹독한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해방의 기쁨을 제대로 느끼기 전에 남북으로 분단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대한민국.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잿더미 속에서 최단기간 내에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두고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낳은 최고의 기적이 바로 대한민국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 국민성 · 의식개조가 일어나야 된다는 위기의식이 마음 밑바탕에서 분출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부정부패 · 위법 그리고 남북 · 남남 · 동서로 갈라지고 세대 간의 갈등으로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로 변질되고 있는 근본요인인 “부정직성”을 떨쳐낼 때, 비로소 부강한 선진국 대열에 자랑스럽게 합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