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8년 11월
제목 직장동료



나이가 들어가면서 각종 「모임」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만남의 대부분이 새로운 친교는 거의 없고, 학창 시절의 선후배 · 동창 그리고 직장 생활에서 만났던 회사 상사 · 부하들과 식사도 하고 막걸리를 마시고 등산 · 골프를 함께 즐기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초 · 중 · 고 · 대학의 학교 동창생 모임보다 직장 생활을 함께 했던 동료들과의 만남이 보다 즐겁고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회사에 입사하고 결혼하고 근무지에 따라 옮겨 다니고, 가장 오랜 기간(24년) 흐름을 같이 하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크고, 작은 Project에 따라 웃고 · 울고 · 성취감을 느꼈고, 때로는 실패나 좌절에 따라 고통을 공유했던 동료들과의 만남이 매번 기다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 (LG) 선후배 · 동료 모임 중 「유엔모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회원 50명중 참석인원이 매번 30~40여명을 넘고, 기금 역시 5천만원 확보되어 연간 6회 저녁식사, 국내 버스여행, 골프, 공연관람 등 다양한 Program으로 모임 중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퇴직후 사업을 시작하면서 선후배 만남의 모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자신 2년가량 동분서주 하면서 기금을 모으고 선배들에게 취지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유엔모임(럭키 지니어)을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모임 결성의 주역이기도 하고 선후배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남 자체가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라 긴급한 회사업무의 경우만 제외하고는 항상 참석하고 정기적 Sponsor도 하고 있습니다.

 

비누 · 치약 · 샴푸 · 분말세제 등 생활용품이라는 제품의 특성 때문인지, 여성적(?)이고 상호 우호적이고 다툼과 마찰보다는 서로 양보 · 배려하는 직장 분위기였고, 퇴임후의 모임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즐겁고 행복한 친교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직장 생활과 유엔 모임의 만남을 통해, 인생의 모델이 될 만큼 존경하는 선배도 생겼고 나는 저런 상사가 결코 되지 않아야겠다는 선배도 있습니다. 어쨌든, LG에 몸담고 있을 때 저의 역량(?)을 인정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던 “존경하는 직장 선배들”에 대해서는 깍듯한 예의를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시 물질적 도움도 아낌없이 드리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 24년 · 사업 21년, 모두 45년 회사 생활을 하면서 여러 Type, 서로 다른 직장관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왔습니다. 오로지 돈만 쫓으며 직장을 경제적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사원, 가정이나 교회를 우선으로 하면서 직장을 부업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업무는 Stress라 생각하며 퇴근후와 주말에 운동 · 등산 · 친교에 집중하는 사원, 창의적이기도 하고 개성이 강하고 주도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생각 · 소신은 접어두고 회사와 상사의 지시에 순종하는 사람, 정말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량은 뛰어나나 자기주장이 강하다 보니 눈밖에 나서 승진 탈락의 억울함도 보았고, 실력은 바닥 수준이나 상사의 요구에 잘 따르다 보니 승진의 행운을 갖는 사람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직장이란 단순히 경제적 문제의 해결장소가 아니고 자신의 삶을 실현하고 성취감을 맛보며 역량을 길러가는 곳이다”라는 직장관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을 거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쨌든, 회사라는 곳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장소이고, 지역과 학교 서로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만났고, 서로 경쟁하면서 협동하고 Synergy를 창출하고, 일과후나 인포멀 활동 때 친교를 나누는 사람들이 회사 동료들입니다. 진행하는 Project가 성과를 거두면 칭찬 · 격려 · 포상을 받게 되고, 미흡 시에는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합니다. 회의 · 업무 협조를 통해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능력은 부족해도 성품과 인간성이 좋다는 사람도 알게 됩니다. 어쩌면 부모 · 아내 · 자녀보다 더 오랜 시간 함께 하고, 협의하고, 성취와 좌절을 같이 나누는 것이 직장 동료인 것입니다. 이중에도 재직 중 이끌어주고, 격려해주고, 코칭 해주고 많은 업무 지식과 지혜를 전수시켜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준 상사를 잊을 수는 없습니다.

   

얼마전 가까운 친구로부터 MSG를 보여주면서 “훈훈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동기생 골프모임에서 20여년을 회장 · 총무로 함께 지내온 박보원은 「Fantom Golf」회사 사장을 역임했었는데, 스승의 날을 맞아 부하직원이 “옛날의 혹독한 훈련과 가르침으로 오늘날 성공적인 사업을 하게 되었다”는 감사의 편지와 값비싼 Golf Club(아이언 혼마세트, 드라이브 · 우드 마제스티 ₩1000만원 시가)를 선물로 보내왔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상사로부터 받은 질책과 꾸중 · 코칭을 “훈육의 회초리”로 인식하여 자신이 변화할 수 있었다는 옛날 부하직원(지금은 월드골프샵 대표)과의 전화 통화에서 울음을 터트렸다는 친구의 자랑(?) 이야기는 나 자신을 감동케 하였던 것입니다. 

 

자신이 모시고 근무하던 사장의 가르침에 대해 20여년이 흘러서도 은혜로 인식하고 보답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회사 경리 부정을 이유로 사장을 협박하여 수억 원을 갈취했다는 “배신의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옛날에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데 “리베이트” “무자료” 등 비정상적인 상거래가 많았었고, 이에 사장은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 친구를 경리 책임자로 앉혀 일을 보게 했다고 합니다. 회계 비밀(부정)을 많이 알고 있던 그 친구는 회사를 그만 두면서 친구인 사장을 협박하여 수억원을 갈취했다 합니다. 믿었던 친구로부터의 배신과 협박은 그 사장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고, 이로부터 회사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니.... 

   

얼마전 일본 Buyer인 Pieras사를 방문하였는데, 83세의 「다까하시」전무가 호텔 픽업 · 식사 · 술자리를 계속 함께 하였습니다. 48년을 한 직장에 여든이 넘어서까지 일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아들「다까하시」도 영업이사로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다는 것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습니다. Hina 사장의 특별한 배려도 있었겠지만, 부자가 함께 Pieras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과 직장관 때문일 것입니다. 한번 선택한 직업과 직장에 대해 깊은 애정과 열성으로 최선을 다하고, 평생직장의 높은 애사심과 공동운명체 의식으로 Synergy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걸핏하면 사직하는 젊은 사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10년 근무 전후의 부서장들 얼굴을 떠올리면서, 그들도 은퇴 후 “LG 유엔 모임”같은 퇴직자 친목 모임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상상해 봅니다. 때로는 마찰과 갈등 그리고 경쟁의 위치에 있지만, 부서장들이 협업하고 Synergy를 일구어 내고 있고 System경영으로 상호 협조하고 있는 모습은 그들도 영원한 직장 동료, 어쩌면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24년 이상 북한산 등산을 함께 하는 「한뫼회」친구들은 서로를 형제라 부르고 있듯이,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하는 LCC 직장 동료 역시 형제 이상의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이 있는 “이웃사촌”이 소중하듯이, 하루 종일 함께 지내는 회사 동료와 보다 따뜻한 정을 나누고 협조하고 형제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