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백여명의 인원을 고용해주고, 년간 수억원의 국세 지방세를 납부하고, OEM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으니 국위선양까지 하고 있고..."

"빚 좋은 개살구지 누구 한사람 알아줍니까? 임금 따먹기하고 있다는 걸..."

어느 선배와의 대화입니다.

"백사장은 월 비자금이 얼마나 되나? 그리고 판공비 예산은?"

"난 비자금이 하나도 없어. 4년전에는 세무당국이 인정해 주는 범위에서 사용하다가, 경리 책임자의 조언이 영수증 없는 비자금을 사용하면 국세청으로부터 오해도 받고, 불필요한 세무조사도 받을 수 있으니 없애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단했지."

정확히 3년전부터 비자금이 없는 셈이지?"

"믿을 수 없구만, 동창회 기부금 같은 것은 어떻게 처리하지?"

"장학금처럼 기부금 영수증이 없으면 일체 처리가 안되니, 당연히 내 개인 돈으로 기부하는 것이지?"

"? ? ? ? ? ?"

일요일이면 함께 등산을 즐기고 있는 친구와의 이야기입니다.

"아들의 전공이 무엇입니까?"

"큰놈은 수학전공이고, 둘째놈은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업 잘 키워서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되겠군요."

"사업 빨리 망하게 하려면, 자식 주면 되겠지요."

"부모 덕으로 높은 자리 차지하면, 어느 사원이 따라 주겠습니까? , 또 그놈들은 그들의 길을 가는 것이,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겠지요?"
같은 지역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어느 기업인과의 대화입니다.  

"다음주 수요일에 Golf Rounding이나 한번 합시다. 머리도 식힐 겸, 오랜만에 Stress도 한번 풀어 봅시다."
"안됩니다. 평일 Golf는 정말 곤란합니다.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면 나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주말에는 등산가야 되고요..."
"돈을 얼마나 벌려고 그러는 겁니까?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좀 즐기면서 살아야지요."
"돈 때문이라면 이러지도 않습니다.마지막 승부인데 최선을 다해야지요. 나도 즐기고 싶지만 3~4년은 안되겠습니다. 안정도 시키고 사람도 키워야지요. 기업경영이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사업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선배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선배님이야말로 우리들의 표상이고, 우리들의 자랑거리(?)입니다."

"? ? ?"
옛날 직장에서 같이 근무했던 어느 후배와의 대화입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주위로부터 받고있는 「멸시와 무시」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공무원이 기업주를 대할 때는 불법과 탈법의 주모자로 간주하여 피의자 다루듯 하고 있고, 일부 고객사는 임금착취로 치부하는 부도덕한 기업주를 연상케 하는 행동에는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통상적인 식사만남에도 전직회사의 후배가 업자대하듯이 하는 태도는 가슴속에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고 있고, 외주업체가 시키는대로 할 것이지 왠 반발이냐는 고객사의 횡포에 그들이 외치는 정도경영은 어디로 갔는지 묻고 싶습니다. 거래금액이 적고 품질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거래중단」을 위협하는 협력사, 다른 주문 때문에 납기를 못 맞추었다, 일하는 종업원들이 갑자기 그만두게 되어 공급할 수 없게 되었다, 전가공업체의 공급지연으로 납기를 어길 수밖에 없다는 후가공업체,  이런 저런 사유로 원부자재 조달이 지연되어 고객사의 불호령으로 고민하고있는 영업팀장을 보고있으면 답답해지고 내가 왜 이 고생을 해야하는지 하늘만 쳐다보게 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회사설립과 함께, 금융기관을 찾아갔습니다. "독일과의 계약서 요구에, 나이 50에 성공하는 사람은 못 봤다"라는 문전박대와 本人의 보증뿐만 아니라 아내까지 보증을 서야만 대출해 주겠다는 은행의 안하무인격, 비인격적 처사는 월급쟁이의 틀에서만 살아왔던 나 자신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년말 결산서를 이리 저리 체크하고, 대표이사의 부실경영을 점검하고는 대출연장을 결정하는 그들을 원망하기보다는, 부실채권을 은행원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은행제도를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후로는 친지집을 방문하거나, 제사 때 형제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기피의 인물이 되곤합니다. 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직장관계로 보증을 설 수 없다."는 친지의 설명을 장황하게 들을 때에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보증을 서준 기업이 부도나는 바람에 멀쩡한 기업이 연쇄도산 하거나, 평생 직장생활로 받은 퇴직금을 보증서류에 도장 한 번 잘못 찍었다가 송두리채 날리는 사례,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상사의 요구에 따라 보증을 섰다가 재산압류 통지서를 받아 낭패를 겪는 일, 사업하는 형제의 채무에 보증섰다가 온 가족이 길거리로 나앉는 사례들, 자식의 성화에 보증을 섰다가 하나밖에 없는 재산인 집을 내놓고 거리로 내몰린 노부모의 이야기를 수 없이 들어왔습니다. 따라서 남의 돈은, 처가집 돈은, 형제들에게는 절대로 손을 내밀지 않겠다는 다짐을 수 십번은 해 왔고, 다행히 몇 차례의 고비를 넘기면서 주위 친지들에게 신세지는 일이 한 번도 발생치 않아 스스로 대견한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도 아니고, 매출도 아니고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경력사원을 선발하려면, 엉터리 같은 기업에서 잔꾀만 익히고 윗사람 눈치만 보는 사람들만 몰려오고, 그나마 그 중 한 두사람 뽑아 일을 시켜보면 "혹시나, 역시나"를 토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시키고 훈련시켜 볼 양으로 면접을 보면, 기대 이하의 사람만 몰려들고 그 중 부과장들과의 합의하에 채용하고 보면, 잘 못 선택했다는 사람,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는 사람, 대기업으로 응시해야겠다는 사람, 잠재력있는 젊은 사원들이 서너명 중에 한 명 정도가 착근하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사상초유의 실업난이라는 신문보도는 대기업의 이야기들이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의 신세를 전연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직을 못해도 중소기업에는 아니간다, 눈높이는 2만달러" 신문 타이틀은 우리사회의 실업과 취업난 기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실업률은 3.2%이고 실업자수는 74만명, 이가운데 29세 이하의 청년실업이 7.2% 실업자수 36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가 많은 것은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는데도 원인이 있지만 취업 눈높이가 너무 높은데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유흥업소나 레스토랑에서는 일해도 공장에는 안 가려고 한다"

"금융업 등 편하고 폼나는 직업(?)에만 고급인력이 몰리고 있다"라는 이야기들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어 제조업체나 중소기업의 기피현상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최근 명문 사립대를 졸업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강모씨의 이야기는 웃지도 못할 씁쓸한 여운을 던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체면을 고려해 "보기에 그럴듯한 직장"찾기에 매달렸고, 대기업․공기업․금융기관에 원서를 넣었다가 번번이 실패한 후 대기업 가짜명함을 만들고 집에서 출근하는 척하며 일자리를 찾아다녔으나,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고 중압감에 시달려오다가 정신병원에 입원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웃지 못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 모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사원을 채용하여 신입사원 실습을 시키던 중이었습니다.

상품수입과 관련한 간단한 무역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CIF, FOB라는 의미를 모릅니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 ․ ․ ․ ․ "

무역용어라 할 것도 없이 상식적이고 생활용어가 되다시피 된 단어를 모르다니, 그것도 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하도 말문이 막혀 주위사람에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대학생들 졸업만 하지 재학시절 전연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대학교수들은 지방대학이라 취직 못할까봐 학점을 넉넉하게 주지요"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이런 수준의 사원들만 부하훈련이니, 인재육성이니, 기업은 모름지기 사람을 키워야 기업의 장래가 보장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인지? 이것이 바로 중소기업의 경영에 가장 큰 어려움인 「사람 문제」인 것 같습니다.

BDF로부터 물품대 송금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complaint에 사실조사를 해보았더니 invoice후 2~3개월 지연되고 있는 것은 보통이고, 수입원부자재 Shortage로 몇 천만원을 들여 그 많은 volume을 비행기로 싫고 오는 경우도 자주 발생되고 있습니다.「권한 위임」으로 외환송금을 위임하였더니 송금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아 2개월 이상의 공백을 가져오는 등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담당자에게 이렇게 물어봅니다.

"당신이 우리 LCC를 망하게 하려고 작심했소? 어떻게 년간계획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툭하면 결품이고, 툭하면 airfreight로 달러를 하늘에 날리고 있소?"

"내일 모래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그만 ‥‥"

"불쌍한 사람! 딱한 사람 ‥‥"하고 말문을 닫게 됩니다.

분명 중소기업 경영의 길은 어렵고 힘든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다시 선택한다면 한 번뿐인 人生인데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혼자 걸어야하는 이 길을 걷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잠재력 있는 신입사원들이 성큼성큼 자라고 있다"라는 희망 속에, 또 언젠가는 그들이 나 자신이 지고 있는 「커다란 짐」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묵묵히 걸어갈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