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0일은 그리스도교 가장 큰 축제인 부활절이었고, 가톨릭에서는 부활절을 준비하면서 특이하고 색다른 행사를 「주님만찬의 날」에 갖게 됩니다. 그것은 「세족례」라는 행사로 신부님께서 신자들의 발을 손수 씻어주고 닦아주는 전례를 의미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 밤 열두제자들과 떡과 포도주로 만찬을 나누면서, 친히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사건을 기념하고 예수님의 참뜻을 본받아야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때 베드로는 "주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합니다"하고 거절하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요한13:8)"라고 대답합니다. 발씻기를 마치신 후에는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남들에게 행하려 하기 위해 본을 보인 것이다 (요한13:15)" 하고 덧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설교 중에도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왔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섬김을 받고 싶으면 남을 먼저 섬겨야 하고 으뜸이 되려면 먼저 남을 섬겨야 한다는 진리를 증언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전형적인 「섬김의 리더」였습니다.

 2002년도의 경영서적 베스트 셀러가「위대한 기업(Good to Great)」이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통의 회사는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하여 갖가지 Vision․전략․인재육성방법을 동원하여도 쟁취하기 어려운 것인데, 어떤 기업문화 어떤 CEO가 그렇게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궁금증으로 두번 세번 읽어보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패튼」이나 「시저」形이라기 보다 「링컨」이나 「소크라테스」에 가까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개인적인 성향을 소유하고 직업적 열정과 의지의 혼합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社內 변호사 출신인 「다윈 스미스」氏는 케케묵은 제지회사「캠벌리 클라스」를 세계최고의 「종이활용 소비재 회사」로 탈바꿈시키고, 20년 동안 전체시장의 4.6배에 달하는 누적주식수익률의 훌륭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또한 경쟁회사인 스콧페이퍼나 P&G와 같은 쟁쟁한 기업들까지도 앞지르는 뛰어난 경영성과를 실현하기도 했습니다. 인디애나의 가난한 시골에서 자란 「스미스」는 어색한 수줍음이나 가식없는 태도는 금욕적이면서 삶에 대한 격한 불굴의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밤에는 대학교, 주간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직장에서 손가락이 잘려나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그날 밤에는 학교, 다음날에는 직장에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CEO가 된 다음에도 「비강암과 후두암」의 진단으로 1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선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요구되는 업무 스케줄을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아직은 죽을 계획이 없다"라는 말과 함께 방사선 치료를 꾸준히 받은 결과 25년을 더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짐 콜린스 등의 공동 저자들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보이면서 자신의 자아욕구를 떼어내어 조직과 회사에 최우선적으로 바치는 이들을 「단계5의 리더」라 부르고 있습니다. 또 위대한 기업들의 연구를 계속하면서, 이러한 리더들을 "이기심 없는 경영자" 또는 "하인형 리더"로 표현하자는 주장들도 많이 제기되었으나, 나약하거나 유순하다는 느낌을 이유로 채택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농경시대의 가장 중요한 생산 요소는 土地였고, 17세기 산업혁명 때는 산업자본, 19세기에는 기술, 20세기 후반부터는 기술보다 더 넓은 개념인 지식(knowledge)이 주요 생산요소로 부상하면서 경쟁력의 원천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기술이나 지식이 경쟁력의 첫째 요소이긴 하지만, 이들 모두는 사람에게서 나오게 되므로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철학과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들이 뛰어난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즉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부품" 혹은 "최소화해야 되는 코스트"로 보지 않고 "기업의 성공은 사람을 통하여 성취된다"라는 경영이념으로 인재육성에 주안점을 둔 조직문화를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시대의 리더십이 조직의 Top이 Vision을 창출하고 실천을 위한 지시와 명령을 내리는 Top-Down식이라면, 90년대 이후 정보화시대를 맞이하여 정보의 공유와 활용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Bottom-up 리더십으로 변모되어 왔습니다.

바로 권위주의적 리더의 시대가 가고, 아랫사람을 도와주고 섬겨야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섬기는 리더 (Servant Leader, 하인형 리더)의 개념은 이미 헤르만 헤세의 작품 「동방순례」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속의 주인공 레오는 여행단의 일원으로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동료들이 지치고 힘들어 할 때는 노래를 불러서라도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하인처럼 궂은 일을 하는 레오가 있는 동안 여행은 순조로웠고 레오가 사라지면서 여행은 혼란에 빠지고 결국 여행단은 나머지 일정을 포기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훌륭한 지도자는 본질적으로 아랫사람을 섬기는 하인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사람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간부사원들, 중간 리더들의 역할과 리더십 역시 회사의 흥망성쇄를 결정짓는 첫번째라는 것에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간부사원들에 대한 교육과 해외연수에 많은 돈(중소기업의 입장)을 투자하고 있고, 이들이 보다 넓은 안목과 의식개혁․자기개발에 충실하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서, 자기쇄신의 노력, 끊임없는 배움, 균형 잡힌 삶, 도전적 자세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솔선수범은 물론이고 부하사원들과 타부서에 대하여 「서비스 지향」의 정신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출근 때마다 하고 있는 아침인사, 창업이래 계속되는 간부사원들의 화장실 청소, 부하사원에 의한 상향식 평가, 그리고 부하사원에 대한 「내부고객 Mind」등이 바로 "Servant Leader"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하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듣지 않고 이를 해결해 주지 않는 상사, 타부서와의 관계에 방관자 노릇만 하는 과장들, 문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 "네가 알아서 하라"는 있으나 마나한 간부사원들을 대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몇 년 전 구매팀장에게 중요업무에 대한 보고를 몇차례 요청하였으나 이에 대한 보고가 없어 해당 부서장에게 추궁한 바, 담당자가 업무지시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담당을 불러 이유를 물어본 즉, "우리 과장님도 저희 애로사항을 도와주지 않는데 제가 왜 팀장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까?"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우리 LCC의 간부사원(팀장급)들은 2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한 부류는 다른 기업에서 경험을 쌓고 어느 정도의 Knowhow를 가진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3-4년의 경력을 쌓아 한 부서의 리더로 성장한 사람들입니다.

전자의 경우 경륜도 있고 경험도 많아 업무의 지식도 높은 반면, 후자의 경우 업무 경력이 짧아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후자의 리더가 있는 부서의 사원들은 사기가 충전하고 어떤 과제가 떨어지면 밤을 세우다시피 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곤 합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사원들의 Fighting이 없고 사기도 떨어져 있고, 심지어 어떤 부서에서는 사표를 쓰고 종적을 감추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신입리더의 부하는 단 한명도 사직하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조사해 보면, 후자의 리더는 "나도 잘 모르지만, 경험도 없지만, 이런 방향이면 될 것 같다. 같이 해봅시다"라면서 부하사원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있고, 전자의 리더들 중 일부는 "당신이 알아서 해, 당신 문제니 당신이 부딪혀 봐, Top의 지시이니 네가 만들어 보고해" 하면서 부하의 업무상 애로를 조금도 덜어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Servant Leader는 커녕 "군림하는 리더", 또는 "나몰라라형 리더"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회사의 급여․복리후생체계의 불만이라기보다 부서의 문제이고, 부서장과의 마찰이 대부분의 사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LCC같은 중소기업체에서의 리더십은 어떠한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지난 2월초부터 사원들이 모여 흡연하는 휴게실 청소를 시작하였습니다. 항상 지저분하고 불결하기까지 한 휴게실은 30여명의 사원들이 한갑 이상의 담배를 태우고 있고, 침을 뱉고, 여기저기 담배꽁초, 캔․종이컵․담배갑 분리수거는 커녕 회사에서 가장 더러운 곳이었습니다. 당직을 통하여 청소를 강조하였지만, 대충 대충일 수 밖에 없었고 사원들이 가장 애용하는 장소이지만 가장 청소하기 싫은 냄새나는 곳이었습니다. 이후 분리수거부터, 더러운 재떨이 청소도 하루 2～3번 맨손으로 하고 담배꽁초 흩어진 바닥도 3~4차례 빗자루질 걸레질을 하였고, 아름다운 화분도 비치하여 회사에서 가장 깨끗한 장소로 변모시켰습니다.  7시 30분에 출근하여 재떨이 청소, 바닥 걸레질, 화분물주기 등을 마치고 점심시간 전, 오후 한차례 청소를 하면서 사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담배를 피우면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기쁜 마음이 들 수가 없습니다. "나의 작은 희생으로 많은 사원들에게 상쾌한 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으니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라는 생각에 은퇴 時까지 이곳의 「영원한 청소당번」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가져 봅니다.

의학적으로 사람의 두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성되고 이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있다고 합니다. 전자는 논리적․체계적․과학적인 반면 후자는 감정적․충동적 ․정서적 사고를 하는데 이용되고 있고, 중간의 「브릿지」가 이를 적절히 조절해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우뇌형, 여자는 좌뇌형, Analogue 세대인 장년층은 후자, Digital 세대인 젊은이는 전자의 경향을 띠고 있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특히 우뇌형의 사고와 행동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定說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가무를 즐길 수 있는 노래방이 일시에 전국을 점령(?)하고 있는 사실, 기독교․불교․유교 등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국민이 되어 있다는 사실, 다단계 판매가 가장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있고 충동식 판매인 홈쇼핑 회사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노사관계가 논리적이고 합의에 의한 共生 개념보다는 감정적․충격적인, 비논리적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일반적이라는 사실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중소기업의 Top과 간부사원들은 조직구성원들로부터, "우리편이다, 우리를 위하여 희생․양보할 수 있다"는 「우뇌의 승인」이 떨어져야, 리더로 인정받고 실질적 리더십 발휘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권위주의적, 독선적이고 군림하는 리더는 심정적으로 거부될 수밖에 없고, 고통을 함께 하는, 조직을 위하여 희생하고 봉사하는 리더만이 실질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Blue color와 White color가 혼재해 있고, 직장의 의미가 다를 수 있는 생산직과 사무기술직이 섞여 있는 그러나 원칙중심이고 투명․정도경영을 추구하는 독일형 중소기업에서의 CEO는 어떤 type이 가장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양보와 희생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하인형 리더」, 보다 낮은 데로 임하는 「섬김형 리더」가 2代 CEO의 자리를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