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5년 5월
제목 싱가포르와 이광요(李光曜) 수상



20여년전 아내와 함께 싱가포르를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승객 여러분! 싱가포르에는 츄잉껌 반입이 금지되어 있고, 마약범의 경우 최고 사형까지 구형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입국전 기내방송은 어떤 나라일까?하는 궁금증을 더해 갔었습니다.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면 50만원, 전동차 내에서 음식물을 먹거나, 길거리에 침을 뱉거나, 심지어 공원에 서식중인 새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어도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하니...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운전 중 휴대폰 사용과 음주운행에 대한 처벌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도 여기라고 하니, 싱가포르의 「벌금제도」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사소한 기초질서 위반자에게도 가차 없이 적용되어 고위층이나 외국인에게도 절대 예외가 없기 때문이라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공원으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65년부터 국력을 길러내기 위해 “Clean&Green”정책을 도입하였고, 이제 어느 누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녹색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식민지 생활과 자원도 없는 싱가포르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청렴과 솔선수범”의 지도자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만을 선택하고 “Clean&Green”과 「3C」정책을 반세기동안 꾸준히 추진해왔기 때문이라 합니다.

Clean water(깨끗한 물), Clean street(깨끗한 거리), Clean Administration (깨끗한 공직사회)의 3C정책은 결국 싱가포르를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로, 깨끗한 나라로 만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서울특별시와 비슷한 면적을 가진 싱가포르는 인구 500만명, 인당 GNP U$55,000의 「도시 국가」로서 국가 경쟁력 순위 2위, 반부패지수 5위의 강소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십수년 전 입국한 어느 미국 소년이 법을 어겼다 하여 태형(곤장)을 때렸는데, 당시 미국대통령의 선처 호소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법에 따른 조치를 취하여 법 집행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이러한 싱가포르 국가 시스템을 설계하고 정착 ․ 뿌리내리게 한 사람이 바로 「리콴유」총리입니다.


「리콴유」는 중국 광동성에서 1923년 태어나 싱가포르로 이주한 화교의 후손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해 변호사가 되어 귀국한 그는, 노사분규를 중재하며 리더십을 키웠고 인민행동당을 창당하여 35세의 나이로 총리가 되었습니다. 싱가포르를 지켜주던 영국군이 철수하고, 식수까지 공급받던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중국계 ․ 인도계 ․ 말레이계 등이 섞여 있는 자국 내의 인종 갈등으로 국가가 생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를 창설하고, 국제 경쟁력을 위해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여 해외 자본을 유치하고, 작은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 실용주의 외교를 펼쳐 국가를 설계하고, 국가 vision 수립과 지속적인 개혁으로 스위스, 이스라엘과 같은 강소국(强小國)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엄정한 법질서를 지키고 부정부패를 몰아내기 위한 그의 끈질긴 노력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의 최측근이 뇌물 수뢰 혐의를 받았을 때, 해명을 위한 면담을 거절하여 그가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는 유명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난 3월 23일 리콴유 전총리가 서거했고, 29일 세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국장이 치러져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조문행사에 다녀온 바 있습니다. 리총리가 서거한 자택은 너무 오래돼 벽이 갈라지고 페인트 찌꺼기가 너절한 폐가나 다름없었고, 이웃 사람들을 배려한 나머지 기념관을 짓지 말고 허물라는 유언까지 내릴 정도로 청렴의 상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가난한 어촌을 강소국(强小國)으로 키우기 위해 솔선수범으로 항상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였고, 혹독한 법치와 반부패제도를 확립하기 위해 정치는 권위주의 그러나 경제에 있어서는 완벽한 자유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박정희 대통령과 리콴유 총리는, 식민지를 막 벗어났으나 낙후되고 분열된 국민 ․ 좁고 자원 없는 국토 ․ 언제든 공격해 올 듯한 지척의 적대세력을 앞에 두고 권위적이고 강압적으로 고도성장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아들 ․ 딸이 양국의 국가수반으로 국정을 이끌고 있다는 묘한 공통분모도 있지만, 양국의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과 결과는 판이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전 싱가포르 국영방송사에서 보도한 “한국의 부정부패”는,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낯 뜨거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 2명이 비리로 구속되고 대통령 아들 4명이 부정부패로 투옥되었고, 20년동안 장관 30명이 뇌물을 받아 구속 처벌되었다는 보도...

군납업자와 짜고 불량 무기를 눈감아주다가 구속된 전직 참모총장들과 원자력 발전소의 불량부품 사용... 한국에서는 국회의원 비례대표가 되려면 뒷돈을 줘야하고,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면 세금을 깎아주고, 감사원 직원들은 피감기관으로부터 성접대를 받는다는 싱가포르의 언론보도는 우리나라의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벚꽃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4월 중순, 꽃향기 대신 노점상에서 파는 번데기 ․ 어묵 ․ 닭꼬치 등의 음식냄새가 진동했고,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만도 하루 수십톤이 발생한다는 신문보도는 우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꽃구경 나온 시민들은 셀카봉 촬영으로 구경꾼들의 원성을 사고 꽃나무에 올라가고 가지를 꺾는 등 무질서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일본 오사카성의 벚꽃구경을 하게 되었지만, 불법 노점상 하나 없고 그 수많은 인파들이 쓰레기, 담배꽁초 하나 없는 깨끗한 산책길을 질서정연하게 사쿠라 하나미(벚꽃구경)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과 일본의 차이이고, 국력의 차이 민도의 차이 선진 ․ 후진국의 차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정치 ․ 경제 ․ 사회 곳곳에 번져있는 부정부패가 우리들의 무질서, 불법 ․ 탈법, 쓰레기 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건국 초기부터 “청렴”을 정부 운영의 가장 중요한 구호인 동시에 운영 원칙으로 삼았고, 끊임없이 부패와 전쟁을 해왔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갔다고 합니다. 리콴유 총리 취임식 때는 각료 전원이 흰색 와이셔츠에 흰색 바지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의 회고록에서 청렴과 정직을 상징하기 위해 백색옷을 입었고 나라의 상류층은 흰옷처럼 깨끗한 영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Singapore가 부정부패 없는 청렴한 국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을 “Clean&Green”과 “3C”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들 합니다. 그의 회고록은 “세면대가 부서지고 수도꼭지가 헐겁고 수세식 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주변이 황폐해지고 정원이 흐트러졌다는 것은 그 나라가 부패해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며 국가의 청렴도나 건실함이 깨끗한 환경으로 나타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LCC는 창업 초기부터 “그림처럼 아름답고 깨끗한 공장을 만들어 나간다”라는 회사사명서 8조처럼 화장실 청소, clean day운영, 조경관리, My Machine과 5S운동을 꾸준히 추진해 왔습니다.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품질 경영”의 토대가 되었고, 백년기업 ․ 수출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격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이 「선물 안주고 안받기」의 윤리경영을 지속케 하고, 투명 ․ 정도의 system 경영이 뿌리내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