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발행년도 2014년 3월
제목 머리 좋은 사람



얼마 전 “IQ 210 소년, 마침내 대학교수의 꿈을 이루다”라는 신문기사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우리들이 대학준비로 학업에 매진하던 때인 1960년도 중반, 「김웅용」이라는 신동이 5살 때 4개 국어를 구사했고, 6살 때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동경대 교수가 낸 미적분문제를 풀어내고, 8살에 미국항공우주국의 초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콜로라도주립대학의 석박사를 마치고, (1974년) 12살부터 NASA의 연구원으로 일했던 “천재의 이야기”로 한국 사회를 들끓게 했던 인물입니다.

“인류의 보물”, “3살짜리 피타고라스다”라는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으면서 공식 Test 결과, 「괴테」의 190, 「아인슈타인」의 180을 훌쩍 뛰어넘는 IQ 210을 기록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에 온 국민의 기대를 받으면서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공부, 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그가, 이국땅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19살에 검정고시로 충북대를 입학하고 36살에 「핵물리학」이 아닌 「토목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충북개발공사」에 근무하는 평범한 시민의 모습에서 51세의 나이로 「신한대」교수로 채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실패한 천재교육”으로 언론은 떠들었지만, 정작 본인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평범하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라며 소시민의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천재는 태어나는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단련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의학자 · 과학자들에 의해 계속되어 오는 중요한 논제인 것 같습니다. 천재는 선천적으로, 유전적으로 태어난다는 학설을 입증한 「F.골턴」은 우수아동의 가계를 조사하여 지능분포가 뛰어난 아버지 · 할아버지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대 로마시대에는 천재란 “神이 천부적인 재능을 내려준 사람”이라 생각하여, 천재는 환생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따라 「플라톤」은 “전생에서 이미 학습한 지식을 상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천재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지만, 학습의 결과 특히 부모의 노력과 열정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 상당히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천재음악가 「모차르트」는 4살 때부터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음악을 배웠고, 「베토벤」은 궁정악장이었던 아버지가 자신이 못이룬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하기 위하여 어린 아이를 늦은 밤까지 피아노 연습을 시켰다는 것입니다. 수학자 파스칼 역시 아버지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컸는데, 아들이 공부할 과목과 교재를 직접 선택하고 학업을 위하여 파리로 이주하고, 자녀 뒷바라지를 위하여 변호사 직업도 포기했다고 합니다. 부모와 천재들의 관계를 연구해온 학자들은 “천재는 그들을 천재로 키우려는 부모의 욕망과 엄격한 학습 때문에 만들어진 결과”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천재 김웅용의 부모 역시, 아버지는 물리학 교수, 어머니는 의사로 자녀의 지적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Home Schooling”의 한 사례일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가끔 친구들이나 지인 중에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 자신은 기억에 남아 있지도 않는 일들을 정확히 드러내 이야기하고, 심지어 내 개인의 옛날집 전화번호, 형제 · 가족이야기, 사돈의 일까지 기억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통 책이나 신문기사를 읽고 돌아서면 중요한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잊어버리는데, 기억력 좋은 친구들은 대충 읽고도 내용들을 실제 겪은 것처럼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은 우리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매우 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학창시절 영어 · 사회 · 과학 · 역사 공부를 할 때 많은 시간을 투입해도 며칠 지나면 새롭게 암기를 해야 하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은사님 한분도 기억력이 너무 뛰어나셔서(?) 그 많은 졸업생들을 10년 · 20년 후에 만나도 이름들을 기억해 내시고 학창시절의 성적이나 에피소드도 들추어내시니 동창생들은 그저 탄복을 할 뿐입니다.

옛날 근무했던 LG화학의 어느 사장님의 기억력도 너무 훌륭하시어, 현장을 둘러보면서 과장 · 직장 · 반장의 이름까지 불러주시니 우리들은 그저 감복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분들을 대할 때마다, 어쩌면 그렇게 기억력이 좋으실까하고 부러운 생각이 듭니다.

사실 기억력이 좋으면, 학창시절 남보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암기하여 학업성적이 좋아지고,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고, 원한다면 사법 · 행정 · 외무고시도 합격할 수 있어 얼마간의 노력만 하여도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생활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도 한번 만난 사람의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낼 수 있다는 것은 대인관계의 우위를 점하여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KIST의 김진현 박사팀이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일부 결정된다” 는 연구결과를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를 가진 「뉴런온라인」을 통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사람의 기억과 공간개념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부분에서 세포간 연결이 더 밀접하고 동일한 신호패턴을 보이는 특정세포들이 선천적으로 같은 시기에 발현된 자매세포라는 것이고, 이러한 프레임이 구조적으로 잘 구축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억력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기억력은 태어날 때부터 대부분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두뇌게임 연습, 오메가3 섭취, 충분한 운동과 수면이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도 있고,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유명한 에란 카츠의 「슈퍼 기억력」처럼 “동기를 부여하고 연결고리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기법도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면 「기억력 좋은 것」과 「머리 좋은 것」이 동일한 개념이 될 수 있을까요? 머리가 좋다는 것을 수치화한 것이 IQ(Intelligence Quotient)이니 결국 기억력이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재 에디슨의 「자신의 발명들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처럼 기억력이 아닌 노력의 결과가 「천재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고이즈미 주조」가 쓴 「머리 좋은 사람들의 9가지 습관」을 들여다보면, 낙관적 · 긍정적 사고, 여유롭게 준비하는 습관, 집중력, 결단력,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라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를 설계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여 결단을 내리고, 진행되는 내용이 새로운 idea로 연결되는 창의력이라면 그것이 바로 “머리 좋은 사람”이 하는 행동일 것입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좋은 기억력 덕으로 다른 사람보다 학업성적이 뛰어나고, 명문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고, 좋은 직장을 가져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반면 머리로 생각하고 많은 지식을 가질 수 있으나 실행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기억력이 좋아 memo하거나 글로 적는 계획수립 습관이 부족하고, 「어려운 길」보다는 「쉽고 간편한 길」을 선택하여 장기적 관점에서는 뒤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좋은 머리로 나쁜 유혹에 빠지기 쉽고, 주위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겸손함이 부족할 수 있고, 뜨거운 가슴과 열정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좋은 기억력」은 분명 타고 나고, 어쩌면 머리 좋은 부모를 두었다는 DNA 덕분이라 할 수 있고, 마치 돈 많은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는 것과 동일하여 노력 없이 얻는 “타고난 복(?)”이라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자아버지를 두었다고 자녀들이 평생 경제적 부를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머리 좋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많은 조건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머리 좋아 공부 많이한 사람이 신분상승의 기회는 많을 수 있지만, 성격이 받쳐주지 못하여 소심하고 결단력이 없거나 겁이 많고 생각만 깊다보니 스트레스만 쌓인다면, 오히려 머리는 떨어져도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에게 뒤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얼마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의 2연패」는 엄청난 쾌거였고 TV 앞에 앉은 우리 국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던져 주었습니다. 동양인의 작은 체구로서 올림픽의 2연패와 세계신기록을 네번이나 갱신한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결과이며, 어쩌면 피겨의 여왕 김연아보다도 더 큰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화의 2연패 비결은 꿀벅지에 있다. 그의 허벅지 둘레는 60cm로 연예인의 허리둘레보다도 두껍다”라는 방송사의 기자 리포트에, 이상화는 “내 허벅지는 꿀벅지도 철벅지도 아닙니다. 그것은 땀과 눈물입니다”라는 대답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성공에 관한 기록과 역사를 뒤져보면, 타고난 재능은 성공과 별다른 관련이 없고 오직 경험과 훈련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1993년 영국의 「에릭슨」박사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선천적 재능을 타고 났더라도 연습과 경험이 축적되지 않으면 성공은 불가능하다. 어느 분야든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0년의 세월이 필요하고, 음악 · 미술 · 문학과 같은 특수 분야는 20년, 30년의 훈련이 있어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노력들은 반드시 「자발적 훈련」이어야 한다”라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체스마스터」들 몇몇은 IQ가 100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들은 재능이 없으면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고, 재능과 성공은 별다른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학문이든 비즈니스든 어려움에 부딪치면 스스로 자기는 재능이 떨어져서 그렇다면서 스스로 포기해 버립니다.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확신하면서 인생을 살아간다면, 머리는 다소 떨어지고 재능은 부족하지만 성실과 노력으로 충분히 천재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는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