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미국「Scott Paper 스콧 페이퍼」의 대표이사로 「알버트 던랩」이 취임하면서, 주주가치를 극대화 하기위해 대규모의 구조조정과 해고를 감행하여 회사 가치(시가 총액)를 3배 증가시키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구성원(사원)들에 대한 투자는 최소화하고 회사의 주요기능을 아웃소싱으로 대체하였고, 「인센티브 시스템」은 주가와 연동해 운영하면서 문제가 생길 때는 「외부 전문 컨설턴트」를 이용하여 해결토록 하였습니다.

「Scott Paper」의 최대 경쟁사인 「챔피언 인터내셔널 Champion International」은 정반대의 전략으로 회사를 이끌어 갔습니다. 대표이사 「앤드류 시글러」는 경영진과 노조, 근로자들을 참여시켜 「챔피언의 길」이라는 장기적 Vision을 제정하여 조직의 가치와 목적, 경영원칙을 정립시키는 문화적 변화를 강조하였습니다. 회사의 조직을 유기적으로 꾸려 새로운 것들을 실험할 수 있는「매트릭스」조직으로 변경하였고, 장기적으로 “해고”를 자제하고 개인의 인센티브보다 회사 차원의 이윤 분배 program으로 사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왔습니다.

전자의 경우 변화를 통해 더 나은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를 구현하는 “E전략”을 사용했고, 후자의 경우 경제적 가치보다는 조직의 문화와 역량(organizational capability)을 확대하는 “O전략”을 경영의 주된 수단으로 이용했던 것입니다. 두 회사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고, 어떤 경영 전략이 보다 효과적이었을까요? 결론적으로 두 회사 모두 실패했고, 두가지 전략 중 한가지 전략에 치중하는 변화 경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경제 인센티브와 구성원에 대한 과도한 목표 설정으로 이들의 헌신적 노력 동원에 실패한 「Scott Paper사」는 경쟁사인「킴벌리 클락」에 매각되었고, 「Champion International사」역시 장기적인 가치 추구 과정에 기본적인 단기 경영성과도 거두지 못해 「UPM-Kymmene사」에 팔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E전략」에 의존하는 조직은 주로 상명하달의 방식으로 Top에서 변화의 모든 골격과 자세한 내용까지 만들어 전파하는 경향이 강하고, 「O전략」의 회사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회사의 Vision이나 Mission, 전략을 짜는 일에서부터 작은 일상적 변화에도 구성원들의 참여를 주요 가치로 삼고 기업을 이끌어 갑니다. 전자의 경우 주주가치의 극대화를 위하여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치게 되고, 후자는 기업의 최대 이익 실현보다 조직 구성원(사원)의 참여와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됩니다. E전략을 경영 혁신의 주요 수단으로 하는 조직에서는 "System 구축“을 중시하여 새로운 시스템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일반관리비 등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수익성을 최대로 올리고 있고, O전략의 경우 조직의 문화를 바꿀 수 있을 때 변화가 완성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회사가 거두게 될 장기적 가치와 이를 통한 자부심 ‧ 몰입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영성과를 최대로 올려 단기적 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E전략」 체제하에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키울 시간적 여유도 없이 높은 목표달성의 압력을 받고 이를 달성치 못할 때 해고되는 처지라 장기적 충성심은 당연히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경영진은 단기적 성과를 통해 주가를 높이는 일이 최대의 관건이므로 구조 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 매달리지만 구성원들의 자발적 ‧ 건강한 몰입을 동원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기업은 실패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반면, 외견상 조직 관리의 정답처럼 보이는 「O전략」에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회사의 장기적 가치를 구현하는데는 보다 효과적이지만, 단기적 성과를 통해서 주가를 높이지 못하면 주주들에 의해 경영진들은 교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영진을 임명하고 해고하는 것은 단기적 경영성과를 중요시하는 주주들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E와 O 두 전략을 통합해서 사용한 기업은 성공의 열매를 거두었는데, 대표적인 회사 「General Electrics」의 잭 웰치 회장입니다. 1980년 GE의 CEO로 취임한 그는 41만의 직원을 몇 년뒤 29만으로 구조조정하고 1,2등이 아닌 사업들은 매각 또는 통합 ‧ 조정하여 회사의 가치를 급등시켰습니다. 잭 웰치는 E전략으로 거대 공룡기업의 군더더기들이 제거되자, 회사내의 관료주의 잔재를 없애고 무경계 조직으로의 전환 등 각종 기업 문화 활동의 O전략을 전개하게 됩니다. 또한 연수원의 기능을 강화하여 전직원들에게 고강도 교육으로 일당백의 인재로 육성하여, 미국에서 가장 강한 최고의 기업으로 탄생시키게 됩니다.

E와 O전략을 통합 운영한 회사들만이 성공의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은, 마치 분석적 사고의 좌뇌와 창의적 직관의 우뇌가 조화롭게 결합될 때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이 가능하다는 「뇌과학」이론을 연상케 합니다. 경제적 인센티브와 단기적 목표 설정은 논리적인 좌뇌의 역할이 될 수 있고, 장기적 가치 추구는 전체적이고 감성적인 우뇌의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E와 O전략의 병행 추진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의 통합관리가 균형된 삶을 이끈다는 것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신체 활동은 엔돌핀 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적 안정과 행복감을 높여주고, 정신적 건강이 양호하면 면역력을 높여 질병에 노출되지 않는 육체적 건강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E와 O전략의 연계는 좌뇌 ‧ 우뇌의 결합과 정신적 ‧ 육체적 건강의 통합관리처럼, 단기적 성과를 거두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확대로 블루오션(Blue Ocean)을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일본은 장수기업이 많은 나라로 창업 100년을 넘긴 기업이 35,000개에 달하고, 리서치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세계 백년이상의 기업들 중 일본의 비중이 약 40%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매년 1,000개 수준의 기업들이 신규로 올라오고 있다니 일본의 장수기업은 거의 “고유문화”에 가깝고, 200년 이상의 기업은 4,000개, 500년 이상은 147개, 1000년이 넘은 회사도 21개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100년 이상의 기업 수가 16개 임) 이들 장수기업들은 재무 ‧ 매출 ‧ 수익 등 안정적인 경영체계를 갖추고 있어, 금융 위기나 경기 침체 같은 어려운 시기에도 지속 가능 또는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자사의 가치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단기적 이윤 추구 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장수기업 비결에는 사원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공감이 큰 역할을 하고, 사원들을 가족으로 여기고 그들의 복지와 만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원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애사심 ‧ 주인정신 ‧ 충성심을 얻어내 조직 전체가 하나로 통일된 힘을 발휘하여, 100년 200년의 장수기업의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E전략과 O전략을 동시에 사용하여야 변화에 성공하고 장수기업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결론에 몇가지 유의해야 할 부분을 요약했으면 합니다. 첫째, 위로 부터의 변화와 아래로 부터의 변화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Top은 회사의 전략이나 Vision의 밑그림을 그리고 중간 간부들은 구체적 전술을 설계하는 공동의 작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시스템의 하드웨어 측면과 문화의 소프트웨어 측면이 결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RP나 MES도입 등 System이 도입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문화적 토양에 뿌리를 내리게 도와주는 다양한 program마련과 소통의 기회(교육)를 갖게 해야 합니다. 셋째, 변화 경영을 외부 consultant에 의존하기 보다는 학습과 성장을 동시에 가져오는 내부 전문가 ‧ 리더들을 육성하고 그들에 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경영 혁신과 변화에 대한 크고 작은 성과들에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포상제도」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격려와 칭찬 등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百年企業은 돈(수익과 매출)을 따라 다니는 전략만을 추구해서는 아니되고, 오히려 수익을 통해 세금을 내고, 사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기부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신성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매출과 이익을 증대시키면서,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정도 ‧ 투명 경영을 실천한다면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100년 200년의 우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꿀을 얻기 위해서는 벌을 잡기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아카시아 나무를 심어야 하고, 아카시아 향기가 퍼지면 꽃향기를 따라 벌이 자연 모이게 되고, 꿀은 자동적으로 채집됩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성공의 향기가 필요하듯이, 매출과 수익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따라오도록 좋은 조직 ‧ 품질 ‧ 가격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끊임없이 변신해야 합니다. 「E이론」과 「O이론」, 단기적 성과와 기업문화 축적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병행될 때 우리들만의 블루오션(Blue Ocean)을 만들 수 있고, 장수기업 ‧ 백년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