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워싱턴 정상회담이 파국을 맞았다는 것은, 전쟁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습니다. 뒤이어 발표되는 미국의 군사 물자와 정보제공 중단 조치는,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광물 협정을 받아들이게 하고 러시아와의 종전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3월 11일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하고, 러시아와의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번 회담은 자주 국방력 없는 약소국의 비애와 함께 강대국의 힘과 이익 우선이라는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어, 미국 등 주변 4강국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는 우리나라는 이러한 외교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향후 미국과 관세부과 ‧ 북핵 그리고 방위비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의 속성을 철저히 파악해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우리는 더 큰 것을 얻어내는 외교적 지혜가 절실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돌아 왔습니다. 4년전 트럼프 1기에 이어 제 47대 대통령으로 취임 복귀하면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바탕으로 한 MAGA정부(Make America Great Again)를 강력하게 예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 회복에 대한 열망이 커졌고, 이민증가 ‧ 다문화 사회현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트럼프와 MAGA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Maga를 요약하자면 ①관세 부과를 통한 미국 제조업의 부활 ②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미국 근로자들을 보호하고 ③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필요한(?) 전쟁들을 종식시킨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높은 관세 부과를 통해 제조업을 다시 불러오려고 시도하는 것은, 수십년간에 걸쳐 굳어진 탈(脫)제조업 흐름을 뒤바꾸는 것은 무리이고 국민소득 8만불 이상인 미국에서 공장 근로자를 찾기도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인 것 같습니다. 더구나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한다면...? 트럼프 대통령 1기때도 제조업 일자리 확충에 노력했었고, 전임 바이든 대통령 역시 세금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통해 제조업 부활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극히 미미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 역시, 관세와 보호주의만으로 제조업의 부흥은 어렵고 기업들의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돌리게 하려면 훨씬 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시각입니다.

옛날 미제(Made in USA)는 품질 좋고 가격도 저렴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미국 Brand는 남아 있지만 미국에서 제조한 제품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20세기에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대량 생산의 상징과 같은 제조업 국가였고, 세계 2차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이 세계의 군수 공장이었고 제조업 강국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진행된 산업혁명을 가장 빨리 접한 나라가 미국이었고,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인재 유치에 힘썼고, 자기 나라의 기술을 가지고 미국 땅으로 오기만 하면 엄청난 부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몰려와 미국의 제조업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면직업에서 출발한 산업은 철도 ‧ 토목 건설 ‧ 철강업 ‧ 기계 제조 등으로 확대되었고, 자동차로부터 냉장고 ‧ TV 등 미국산 제품은 최고급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은 높은 실업률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 기반을 빠르게 재건하였고, 반대로 미국의 제조업은 파산 지경에 빠지고 급기야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저임금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는「오프쇼어링」이 본격 진행되면서 미국의 제조업들은 경쟁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정말 축복받은 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씨앗만 뿌리고 가만히 있어도 곡식이 저절로 수확될 정도로 농사가 잘 되고, 땅의 회복력까지도 대단히 높은 농사 실패율이 10% 정도 밖에 안되는 최상급의 땅이랍니다. 따라서 옥수수 ‧ 대두는 물론이고 이를 먹고 자라는 소고기의 최대 생산국이 미국이라니... 수백년간 쓰고도 남을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고, 세일 가스 덕분에 자급자족하고 수출까지 하고 있답니다. 아연 ‧ 철광석 ‧ 구리 ‧ 납 등 세계 광물 자원의 1/3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고, 최근에는 2차전지의 핵심인 리튬이 세계 최대 규모로 매장되어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 빼고는 겨우 생수 밖에 나오지 않는 대한민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미국은 군사학적, 안보상 최고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국 ‧ 일본과는 태평양을, 유럽과는 대서양을 두고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ICBM을 제외하면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북으로는 캐나다 남으로는 멕시코가 자리 잡고 있어 국가 안보도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세계 Top 100위의 대학들 중 30개 대학이 미국에 위치하고 있어 세계의 인재들이 끊임없이 몰려오는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고, 그들의 영어는 이미 세계의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고, 미국이 원한다면 무한대로 찍어낼 수 있는 달러가 세계 경제 ‧ 금융 체계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은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부르는 어리석은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은 말할 것도 없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철강 ‧ 알루미늄의 가격이 올라가면 미국 자동차 가격도 상승하게 되고, 부과 대상인 캐나다와 멕시코의 에너지 ‧ 가전제품 ‧ 농산물 가격이 올라 미국 물가도 올라가게 됩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어 경기 침체와 고물가, 관세 부가에 따른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점 짙어가고 있다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 역시 3월 10일 현재 폭락하여,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4%로 2년 반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SP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도 하락율이 2%를 웃돌았습니다. 특히「빅테크」회사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엔비디아」등 4개 종목이 5% 안팎으로「테슬라」는 15% 이상 폭락하여, 트럼프의 MAGA 정책이 물가상승과 함께 상당폭의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높은 관세를 무기로 첨단 제조업들의 미국 이전을 강요하고 있지만, 제조업이라는 것이 공장 하나 옮기는 것이 아니고 무수히 많은 협력업체들도 함께 가야 하는데 트럼프 2기동안 그것이 가능할까요? 인건비도 개발도상국에 비해 몇배나 비싸고, 제조업 인프라도 거의 사라지고 없는 미국 땅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트럼프 정권 동안만 반짝 흉내만 내다가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경쟁력 있는 나라로 다시 돌아가고, 미국에 건설한 공장들은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이 너무나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이 약한 자동차 ‧ 반도체 ‧ 철강 등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외국기업에 미국 투자를 압박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미국이 강점을 가진 플랫폼 ‧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 상대국의 규제의 벽을 허물고 자유무역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미국을 일시적으로는 강하게 보이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세계 경제에서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도록 강요하게 되고, 미국 제품은 미국외의 나라에서는 경쟁력을 상실해 판매가 어려우니 미국 제품가는 높고 미국 소비자는 높은 물가를 부담해야하고 미국 경제는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도 떨어지고, “달러패권”을 스스로 약화시켜 미국은 돌이킬 수 없는 경제 난국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관세 25% 부과로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미국 자동차 수출 금액(2024년 기준)이 전체 U$ 710억 중 49%(U$ 350억)를 차지하고 있고 관세 부과시 약 19%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한미 FTA에 의한 관세가 Zero인 자동차는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여 수출 감소가 예상되고, 국내 13,000여 부품 협력사들의 매출 감소와 경영 악화 그리고 실업 증가 등 국내 경제 전반에 커다란 악영향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 회사들처럼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현재 80만대 생산) 추가 공장 건설이 필요하지만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미국 등 특정 국가에서 벗어나 아시아, 유럽, 중남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전략이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 의약품 ‧ 철강 ‧ 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원부자재 수입해 가공 후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회사 역시 매출액 중 수출 60%이고 이중 50%는 미국 시장으로 나가고 있는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우리의 Lip Care와 Mouth Wash에도 어떤 변화가 있다면 우리 LCC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MoCRA(화장품 규제 현대화법) 시행으로 모든 회사와 브랜드가 제조품질관리(GMP)를 준수해야 하고 2025년 금년부터는 향료 알러지와 탈크 안전성 평가가 강화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확실하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강달러 ‧ 원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회사로서는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량 원료의 경우 수입 또는 Maker로부터 직접 구매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대체 원료의 개발 노력으로 원재료비 비율은 낮추어야 하고, Cap ‧ Mechanic의 단가인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