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1997년도의 이야기입니다. BDF Korea의 Gusko 사장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서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한국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라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지인 집을 방문하였는데 추운 겨울 날씨에도 거실 창문을 열어 두고 있어, 이유를 물었더니 난방으로 더워져 창문을 열었다는 답변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난방 스팀 밸브를 잠그면 되는데 왜 창문을 열어두냐는 질문에, “우리가 더 사용하던 덜 사용하던 난방비 부담은 공동으로 똑같이 배분되니, 손쉽게 창문을 여는게 편하다.” 라는 대답이었다고 합니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자신의 직접적인 부담이 아니고 공동 배분이라는 이유로 석유를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었습니다. (1990년대 아파트는 지금처럼 개별난방이 아니라 대형 보일러를 사용한 중앙집중 공급 형식이었고, 물과 달리 난방 스팀의 유량계는 고비용으로 설치가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내것, 개인 것은 아끼고 절약하지만, 공동 ‧ 공공 비용은 나하고 상관없다는 얄팍한 시민의식이 외국인에게 그대로 들켰다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13년전 빌라에서 살다가 반포의 새 아파트로 이사를 왔었습니다. 3400가구가 모여 사는 대단지 Apt인지라, 주차장도 지하 1,2층으로 넓고 편리했고, 굵고 높은 소나무와 연산홍의 아름다운 조경으로 살기에 좋은 쾌적한 환경이었습니다. 80~100가구가 있는 각 동마다 푸르고 깨끗한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어 아침 ‧ 저녁으로 내려가 체조 ‧ 스트레칭을 하면서, 문득 이 잔디밭은 내가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솟아 났습니다. 쓰레기도 줍고 여기 저기 올라오는 잡초도 열심히 틈나는데로 뽑았습니다. 때로는 주말을 이용하여 개인 비용으로 예초도 하고, 잔디 보식도 하고, 흙을 사다가 배토도 하고, 여름에는 부분적으로 제초제를 살포하여 정말 지극 정성으로 잔디밭을 관리했었습니다. 자기 집도 아니면서 너무 지나치다는 아내의 불평 ‧ 불만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2~3년 관리를 계속하니 다른 동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깨끗하고 푸른 잔디밭이 유지되고 있었지만 나자신 지방의 공장을 오가는 처지라 관리에 한계가 있고, 몇 년 계속되는 동안 어느 주민도 동참하지 않아 잔디밭 관리에 지치고 힘들어, 결국 6~7년만에 손을 들고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정성과 손길이 끊기니 잔디밭은 잡초밭으로 바뀌고, 이어서 이끼가 번져 몇 년전 부터 정원은 이끼만 무성한 지저분하게 변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를 만큼 대부분이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단독주택이나 멘션에 사는 것보다 아파트를 선호하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더 높습니다. 아파트는 공동 생활이라, 층간 소음 등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조경 ‧ 헬스장 ‧ 주차장 ‧목욕탕 등 공동 ‧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매너를 준수하고 깨끗하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아파트는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여러 세대가 더불어 사는 공적 공간이므로, 밤늦게 들려오는 청소기 ‧ 세탁기 소리와 피아노 등 음향기기의 소음은 자제되어야 하고, 애완견을 기르는데는 목줄을 메는 등 기본을 지켜야 하고, 주차장 역시 다른 차가 함께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배려해야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공동생활에 대한 에티켓들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조경 관리 특히 잔디밭 관리 등은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잡초 뽑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고 애완견 배설물 유기 등 잔디 훼손은 심각해져 입주시 비싼 비용들여 만들어 놓은 잔디밭은 2~3년이 지나면 잡초밭 또는 이끼 가득한 맨 땅으로 변해버립니다. 관심있는 입주민들도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자기 손으로 잡초 뽑는 일 없고 잔디밭 관리에 조금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관리사무소」탓만 늘어 놓습니다. 세상에 입주민의 동참 없이 외주 인력을 들여 관리한다면, 관리비 상승은 누가 부담할 수 있을까요?

공동 생활 구역인 Apt의 잔디밭을 벗어나, 도심지의 소공원과 가로수 화단의 잔디밭도 많은 돈을 들여 푸르게 조성하지만 몇 년 지나면 잡초밭으로 변모하고 담배꽁초와 커피잔 ‧ 쓰레기 밭으로 바뀌게 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쓰레기도 우리들의 부끄러운 공공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각 휴게소들은 깨끗한 쓰레기통을 비치하고 이용민들의 분리수거를 유도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비협조로 분리수거가 불가능하게 되어 쓰레기 처리비용만 급증하여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더구나 휴게소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아니라 집이나 사무실의 쓰레기를 봉투채 들고와 버리고 있고, 관광버스가 단체로 버리고 가는 양이 엄청나게 쏟아진다고 합니다. 급기야 분리수거통 앞에는 “외부 쓰레기 투입을 일체 금합니다” 라는 간판이 붙고, “외부 반입 쓰레기 투기시 고발 조치합니다”로 벌금과 고발의 협박(?) 현수막으로 바뀌지만 휴게소의 쓰레기는 늘어만 가고, 담당하시는 분의 한숨만 길어지고 있습니다. 휴게소의 단속이 강화되니 이제 감시가 없는 고속도로의 「졸음쉼터」가 쓰레기 투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OECD 자살율과 저출산 세계 1위에 이어,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1위도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교통 법규 안지키기, 신호위반, 차선위반은 물론이고, 양보 운전 안하기 ‧ 담배꽁초 던지기 ‧ 끼어들기 ‧ 주정차 위반 등 운전자 비매너가 너무나 많이 목격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의 교통문화는 완전 후진국 수준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 출장가면 그들의 교통 문화를 보고, 나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부러운 생각이 들곤 합니다. 며칠을 지내도 경적 소리 들어본 적 없고, 보행자가 있으면 대부분 먼저 가라고 손짓을 하거나 기다리고 있고,「차고증명제」라는 제도가 있으면서 불법 주정차를 단 한번 본적이 없습니다. 외제차를 선호하는 우리와는 달리 각종 세제 혜택이 있는 경차를 많이 타고 있고, 10년 이상 년식이 오래된 자동차들을 운전하고 있는 그들의 근검절약 ‧ 겸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불법 주정차 과태료는 년 800억 원이 넘어서고 있고, 주정차 민원이 년 150만건에 달하고 있고, 각 구청은 단속 인원 배치 등 불법 주정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우리들의 세금이 이렇게 낭비되고 있다는 것에 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 소득은 U$36,000 로서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중 여섯 번째로 가히 선진국이라 할 수 있지만, 우리들의 시민의식 ‧ 공공질서는 선진 시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의 원인으로는 남북분단과 동서 대립의 갈등 ‧ 충돌로 이해할 수도 있고, 대륙과 해양세력이 교차되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제적 급성장에 따른 후유증으로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부끄러운 공공의식이 경쟁의 학교교육에서 원인을 찾고 해결해야 한다지만, 역시 어릴 때부터 이기심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는 가정교육, 부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선진국 삶의 질이 높은 것은 남을 배려하고 사회에 봉사하며 이웃과 소통하는 능력을 유아시절부터 배우고 체득했을 때, 공공의식과 질서를 지켜나가는 선진 시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부모 세대는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흐트러진 바깥 세상과는 달리 우리 LCC는 사원들이 공공질서를 잘 지키고 동료들을 배려하고 애사심을 발휘하여 회사의 성장 ‧ 발전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비대가 갖추어진 화장실도 고장없이 청결하게 사용하고 있고, 공장 곳곳은 담배꽁초, 쓰레기 한점없이 깨끗하고 흡연실 역시 청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소부 없이 우리들 손으로 매일 매일 화장실 ‧ 사무실 ‧ 현관 ‧ 계단 ‧ 도로를 깨끗이 청소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낙엽을 쓸고 치워 통행을 원활하게 하고, 겨울 눈이 내리면 함께 제설작업을 하여 미끄럼 안전사고가 없도록 서로를 배려하고 있습니다. 주차 질서 역시 어느 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위치 전면 주차하고, 방문객들의 주차 공간도 확보하고 쓰레기 한점 없는 깨끗하고 정돈된 상태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잡초도 뽑고 배토도 하여 푸르고 깨끗한 잔디밭을 유지하는 조경 활동, 사무실과 원부자재 ‧ 제품 창고의 5S활동으로 쾌적한 근무 환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창업이래 계속하여 매주 목요일 Clean Day 활동으로 사무실 근무자들이 공장 기계 ‧ 설비를 닦고 청소하고 있고, 현장 여사원들은 스스로 “우리 설비는 우리가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상의 품질을 지키고 생산성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물과 비누로 pallet를 세척하여 원부자재 이물질 오염을 예방하고 있고, 원료 ‧ 부자재 ‧ 제품 ‧ 수출용 pallet들은 구분하여 깨끗이 정돈되어 있습니다. 도색팀의 열정적 봉사로 공장 곳곳은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지게차 통로”를 만들어 안전 속도로 운행되어 사원들의 안전사고를 철저히 예방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도 일정 온도 이하를 유지하여 난방비를 절감하고, 여름에도 Air conditioner관리로 전력비를 절약하는 등 사원들의 애사심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야간 당직이 사원들 퇴근 후 순찰 ‧ 점검을 해도 전등 ‧ 설비 등 단 한곳도 이상을 발견할 수 없고, 영하 15도의 강추위에도 화장실 ‧ 식당 ‧ 생산 현장의 동파사고 한건도 발생하지 않는 것은 LCC 사원들의 공공(회사)의식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이사  白 星 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