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Magazine을 정기적으로 받아 보는 친구들, 지인 그리고 거래선 사장님들이, “CEO칼럼을 매월 그리고 수십년간 쓰고 있는데, 회사 내에 누가 대필 또는 도와주는 조직이 있는지?” 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저는 웃으면서, 작은 중소기업이 그런 조직을 둘 수도 없고 경영자의 회사 방침 ‧ 방향 그리고 경영철학을 칼럼에 담고 있는데 조직의 어느 누구도 CEO를 대신해줄 수 없지 않겠느냐 라고 대답합니다. 때로는 원고 마감 기일이 다가오는데, 글이 써지지 않는 경우 또는 내용이 불만스러울 때는 답답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많은 stress를 받곤 합니다. 그래서 업무를 보면서 조직과 사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Topic(주제)들을 생각날 때마다 planner에 memo List-up하게 되었고, 적어도 2~3개월 전부터 미리 주제 선정을 하고 칼럼 전개 줄거리들을 요약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즉 CEO의 첫번째 Mission으로 인식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친구 몇사람은 “CEO 칼럼에 좋은 내용 읽을거리는 많은데, 조금 짧게 간단하게 써주면 안되겠느냐?”, 라는 의견을 전해 주곤 합니다. 또는 작년 300회 이상 칼럼을 썼는데, 자서전 몇권 내어도 되지 않겠느냐 라는 덕담을 던지기도 합니다. 좋은 의견에 고맙습니다 라는 대답을 하면서, “나는 수필가 또는 작가가 아니지요. 기업 경영자로서 회사가 나아갈 방향 ‧ 기업문화 ‧ Vision을 반복 제시하게 되는데, 더구나 현장 사원들을 포함한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니 다소 쉽게 길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라는 변명을 하게 됩니다. 내용 역시, 새롭고 다양한 주제와 예리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고, 반복적이고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다소 지루한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와 기업경영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CEO칼럼이 재미도 없고 읽을거리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소통과 기업문화의 정착을 위해 LCC Magazine을 발간하게 되었고, 사보 발행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Top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CEO칼럼을 계속했던 것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또한 글쓰기에 익숙지 않고 어려워하는 부서장이나 사원들이 사보에 글을 올리면,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읽어 보면서 격려와 칭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도 중소기업이 사보를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달라져, 과거와는 달리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지지 없이는 조직을 움직일 수 없고 소통을 위한 노력 없이는 Vision 달성은 요원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기도 힘들어졌습니다. 회사의 리더가 CEO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전달하고, 반복해서 글을 써서 자기 생각을 정확히 알리고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이 글이 될 때 사원들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낼 수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의 성과를 끌어 올릴 수 있고, 기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고의 리더들, 성공한 CEO들은 모두가 책벌레이고 독서광이라는 사실입니다. 손정의 ‧ 제프 베이로스 ‧ 일론 머스크 ‧ 빌 게이츠 등 위대한 기업을 만든 최고 경영자들은 독서를 통해 자신의 세상을 넓혀주고, paradigm을 바꾸고, 가치관 ‧ 인생관 ‧ 기업관 들을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읽고 배우고 깨달음을 얻어, 자신만의 철학 ‧ 세계관 ‧ 행동들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입니다. 직원들을 명령과 지시의 대상이 아닌 대화와 설득을 통해 지지와 공감을 얻어내는 동반자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어려운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평소 대화하듯이 쉬운 내용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말과 행동이 같은 언행일치가 조직 구성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듯이, 평소의 언행이 쓰는 글과 동일할 때 그들은 우리를 신뢰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리더들은 목표를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자신이 세운 전략을 실천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정리되지 않은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이룰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으며, 명확한 개념으로 정리해 누구나 공감하여 동참할 수 있는 활자로 표현된 글이라야 “한방향 정렬”과 “임파워먼트”가 가능해집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많은 리더들은, CEO들은 글을 쓰지 않습니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기업의 경영자는 글을 쓰지 않고, 또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이들에게 조직 구성원, 사원들은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는 존재일 뿐 공감을 얻거나 설득해야 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권위적인 보스, 리더들도 가끔 글을 쓰고 있지만, 이들은 글이 아니고 글의 옷을 입고 있는 명령일 뿐입니다. 그럴듯한 형식과 세련된 어휘로, 스텝(staff)진이 작성한 것으로 읽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마음이 없는 일방적인 지시에 불과한 것입니다. 년초가 되면 많은 기업들의 CEO들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언론에서는 이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이런 메시지가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회사 밖의 관계자들에게까지 울림을 주는 글이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치인이든 공직의 어떤 영역에 속한 리더들도 대부분 글을 쓰지 않습니다. 특히 공공 부분의 리더들은 대부분 “고시”라는 치열한 경쟁을 통과했고, 그 대가로 처음부터 훨씬 앞선 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공감 보다는 내려온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고, 설득보다는 지시와 명령을 통해 빠른 결과를 얻는 것이 안정적인 승진과 영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은 일본에서도 성공한 기업인들은 글을 씁니다. 매년 40~50 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파나소닉」의 창업자,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다 코노스케”는 가난 ‧ 질병 ‧ 초등학교 중퇴라는 세가지 장애물을 극복하고 맨손으로 창업해 거대한 기업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의 경영 철학과 일화를 담은 책들이 2000만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단 한번도 정규 교육이나 글쓰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과 계획, 회사의 현재 상황과 달성해야 하는 목표들을 모든 직원들에게 알리고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 매달 사보를 통해 글을 연재했던 것입니다. 한해 매출 88조원의 「알리바바」의 “마윈” 역시 평상시 뿐 아니라 극한의 위기상황에서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이메일을 통해 계속 글을 보냈습니다. 회사의 혁신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실천에 옮기기전 반드시 글을 써서 배경과 이유를 그리고 목표를 설명해 왔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최고 경영자는 회사의 Leader이고, 팀장들은 한 부서를 책임지고 이끄는 중간급 리더입니다. 따라서 부서장들 역시 구두의 지시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글을 쓰는 것이, 부서원들을 「한방향 정렬」하고, 「Empowerment(권한위임)」할 수 있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서사명서」를 계속 보완하고, 전자게시판의 「년간 업무 계획 및 목표」 와 「년 ‧ 월간 주요업무」 등 말이 아닌 문서를 통해 강조하는 것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문제점 해결이나 개선업무를, 현상 파악 ‧ 원인 및 대책 ‧ 추진일정 등의 Report를 작성케 하면 2, 3차 보완책을 스스로 발견해 조치할 수 있고 본인의 역량도 증대될 수 있습니다. 한편, 부서장들은 사보 LCC Magazine을 통해 주요업무 agenda와 개선 방법을 제시하는 글들을 게제하여, 부서원 뿐 아니라 타부서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Synergy 창출의 또다른 최상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LCC Magazine과 CEO칼럼을 통해, “LCC는 신뢰할 수 있고, 품질 개선과 생산성 향상으로 품질 ‧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중소기업으로는 하기 어려운 독특하고 다양한 기업문화들을 가지고 있다.” 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영업팀은 고객을 향한 「한방향 정렬」이 되어 있어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문제 발생시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어 해답을 제시하는 해결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원부자재 협력사들 역시 모기업 격인 LCC가 신규 거래선 확보 ‧ 매출 Volume 증대 등으로 상호 WIN-WIN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확신을 주고 있습니다.

"글로 쓰면 이루어진다.” 는「종이 위의 기적」을 믿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LCC Magazine을 통한「CEO칼럼」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품질 ‧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輸出을 통한 百年企業” 실현을 위한 전략 ‧ 전술 그리고 이에 필요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사원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진짜 이유는 “나 스스로의 다짐이고, 기업 경영의 불안감을 떨쳐 굳건한 확신과 의지를 갖기 위한 것”이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소 제조업의 중요한 고비에 부딪칠 때는 포기하고 싶고, 편안한 노후 생활의 유혹에 빠져들고, 한번뿐인 인생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최선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솟아오릅니다. 나 자신 나약한 존재이고, 흔들리는 마음을 글로 다잡고, 조금씩 한걸음 한걸음 변화하고 전진해나가는 회사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CEO칼럼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